뿌듯하네요 ^^
평상시에는 만나지도 못할 분들이 뭘 그렇게들 잘해주겠다고 유세를 떠시는지.
국회의원 자리가 달콤하긴 한 것 같습니다.
대우 받지, 고액 연봉 받지, 보좌관들 쓰는 등 의정 활동하라고 세금으로 지원금 받는 등등
전에 어디선가 국회의원이 되면 달라지는 것들을 보니, 저렇게 많은 것을 공개하고 자신을 뽑아 달라고 난리 굿을 할만 하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이미 사업을 해서 돈을 많이 버신 분 조차도, 정부에서 자기 회사 물건이나 기술 쓰라고 국회의원 되어서 압박하는 걸 보면, 저러면 안되는데 싶습니다.
교수, 기업체 사장 출신, 판사, 검사, 기자, 아나운서 등등 한가닥 하시거나 연줄이 있으신 분들이 너도 나도 저렇게들 난리 치시는 것이,
(각계별로 TO (자리수)가 있다고 까지 하니 참. 예를 들면 언론계 출신 한 자리. 뭐 이런 식이지요.)
당연히 우리 국민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도록 하기 위함이시겠지요?
믿어 의심치 않고, 그동안 거짓말 하거나 자기 잇속 챙기는 데에 혈안이 되었던 분들은 배제하고 투표를 했습니다.
저는 글쓰기 플랫폼에서 어떤 당을 지지한다. 누굴 뽑는 것이 좋겠다.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진 않습니다. 모두 자신의 소신과 신념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철학과 이해관계까지 그런 것이 있으실 것이니까요?
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님과 문재인 전 대통령님이 대선에서 맞붙었을 때, 선거 유세가 한창인 때였습니다.
낮에 일을 거의 다 했는데, 갑자기 내일 아침에 보자며 새로운 일을 던져주신, 나쁜 임원 분 덕에 야근을 해야 해서 자주 가던 회사 근처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지요.
요즘처럼 어김없이 TV 속 뉴스는 선거 관련 소식으로 도배가 되어 있습니다. 언론도 사람들 관심이 높은 선거철이 뉴스 장사하기 좋은 시절이지요. 기사 확보하고 시청률 높이기도 더 용이하고 말입니다.
아주머니가 음식을 주실 때 한번 여쭤 봤습니다.
“이번에 누구 찍으실 거예요?”
“박근혜”
“왜요?”
“이제 우리나라도 여자가 대통령 한번 할 때가 되었잖아.“
그 분에게 문재인 후보가 왜 더 낫고, 박근혜 후보의 단점이 무엇인지 백날 얘기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제 나름대로 정치적인 소신과 생각이 있어도 다른 사람에게 누굴 찍으라는 말은 잘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아버지와 제가 지난 대선 때는 다른 분을 찍었지요.
어떤 나라처럼 국회의원 월급이 얼마 안 되고, 대우도 줄이면서 법안 제출만 계속 하도록 공부해야 한다면 저렇게들 아침부터 밤까지 선거 운동하러 다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지역구의 우리나라 거대 양당의 두 분이 경쟁을 보며,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고,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지가 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두 분은 같은 정당에서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과 구청장을 하며 좋은 관계셨지요. 그 국회의원 분은 다선 의원이셔서 국회 내에서 좋은 자리도 차지하셨구요.
그런데, 구청장을 다른 당이 차지한 상태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자리를 놓고 그 두 분이 경쟁을 하며 사달이 났습니다.
결국 한분이 후보가 되셨고, 다른 분은 후보가 되지 못하셨지요.
그런데, 그 과정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하셨던지 후보가 되지 못하신 분이 상대 당으로 입당을 해버리시고 그 당의 후보가 되셨지요.
어떤 분은 그동안 A 당에서 여러 번 국회의원을 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배신을 할 수 있느냐고 비난을 하시고,
다른 분은 불공정한 과정이 있었으니 B 당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그동안 일 잘했고, 거기서도 잘하면 되지 하며 지지를 해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저는 두 쪽 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 쪽이 옳다. 어느 쪽은 틀렸다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당적을 옮기신 분은 당장 억울하셔서 (혹은 그동안 누려왔던 권력과 지위를 잃는 게 싫어서) 저럴 수는 있는데,
그동안 상대 당으로 그쪽 정책 등을 신랄하게 비판하시던 분이, 그 쪽 등으로 가시면 어떻게 되는 건가 하는 자가당착 혹은 모순이 보여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자리 찾아 다니는 철새 정치인, 그에 따라 말이 너무 쉽게 바뀌고 그때 그때 다른 정치인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들이 바보도 아니고,
그동안 자신이 줄기차게, 강력하게 반대하던 정책을 펼치던 상대 당에 입당해서, 그 당의 정책을 선전하면 우습지 않겠습니까? 진짜 철면피이면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언제 그런 말 했느냐며 지금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말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쩌렁쩌렁 외치지만, 이 분은 과거에 그런 분들을 비판했던 분답게 얼굴에 부끄러움과 그늘이 보였습니다. 염치라는 건 조금 아시는 것이었지요.
그에 반해, 과거 자신의 잘못된 발언 등으로 공천 배제되어 꿀 같은 국회의원 자리가 눈 앞에 아른거렸는데 속된 말로 나가리가 되자 참지 못하고 무소속으로 나가신 분도 있으십니다. 본인은 뭐라도 도움이 되려고 상대방 후보 견제하려고 그런다며 말은 합니다. 하지만, 배제한 그 당에서 무소속으로 나가는 게 해당 행위라고 강력하게 말하는 걸 봐선, 그냥 본인을 위해서인 것 같습니다.
이해는 됩니다. 그동안 고생 고생하고 목소리 높이며 열심히 해서 이제 금배지 달고, 국회 본 회의장에 당당히 한 자리 차지하고, 가는 곳마다 의원님 의원님 소리 들을 미래에 들떠 있었겠지요. 그걸 졸지에 뺏겼으니 얼마나 화가 났겠습니까? 강아지도 먹던 밥 그릇 뺏어가면 짖고 난리가 나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그 분 더 독하게 나섭니다. 상대 당 후보의 유세를 방해하고 막말을 서슴지 않다군요.
마치 세월호 유족들 단식 투쟁할 때 옆에서 조롱하며 먹방 찍던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정치적인 입장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달라도 기본적인 상도의는 있어야 하지요. 국회와 정치가 우리 사회에 본이 되어야 하는데, 동물 국회나 개판과 같은 모습을 보면 많이 실망스럽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현재의 야당이 과반을 달성할지, 그 이상을 해낼지 결과가 나오겠군요. 개인적으로 비례 국회의원 의석수가 어느 정도로 분배될지도 꽤나 궁금합니다. 꼼수로 만든 거대양당들은 몇 석씩 할지, 그리고 요즘 선전하면서 견제도 받고 있는 조국혁신당은 몇 석을 차지하며 국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요.
개인적으로 이낙연 전 총리님과 이준석 전 당 대표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40번까지 있는 긴 비례대표 투표 용지를 보며 놀랐는데 그 분들은 그 많은 정당 중 하나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서로 잘 안 맞아도 화합의 정치를 보여주며 통합으로 신구와 보수와 진보 조화라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았을 텐데. 결과는 주도권 싸움, 자리 싸움 등으로 서로 쳐다도 보지 않는 사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두 분 다 부족한 면도 있지만, 분명한 장점이 있는 분들인데, 같은 당이라며 명절 전에 인사하던 모습이 안타까운 한 장면으로 남게 돼버렸습니다.
민주주의의 축제라고는데, 현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상대를 짓밟고 올라서서 지리를 무조건 차지해야 한다는 전쟁과 같은 선거.
어떤 분은 선거를 마치 시장에 비유하며 큰 장이 선다고까지 말씀하십니다. 자리 차지하고 해먹을 생각을 하는 것 같아 씁쓸한 표현이지요.
내일 저녁 6시면 출구조사 결과를 보며 희비가 엇갈릴 것이고, TV와 뉴스는 개표 결과를 실시간으로 전하며 굿판을 크게 벌이겠지요. 밤이 깊어갈수록 당선 유력, 확정, 그리고 경합 소식이 계속 들려올 것입니다. 목요일 아침엔 당선자들이 누구이고, 그분들 interview와 의석수에 따른 분석이 이어지겠지요.
하지만, 그보다 부동산 PF 문제로 인한 4월 위기설 그리고 총선 전에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막아두었던 가스비, 기름값 등의 인상과 같은 어려움들이 기다리고 있어, 그 점이 사실 더 두렵습니다. 구조조정도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계획을 가진 회사들도 많고, 수많은 고통받는 소상공인 분들도 선거가 끝나면 그동안 외쳤던 구제책을 받을 수 있을까요?
지켜보면 알 수 있겠지요. 선거라는 선택이 옳았는지, 하루가 멀다 하고 목청 높여 부르짖던 잘해주겠다던 약속들이 지켜질지 말입니다.
현명한 선택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좌절하지 않으며 살만한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내일은 투표 잘하시고 편안한 시간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