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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Jul 11. 2024

유로 2024 준결승 Review

결승 : 스페인 v 잉글랜드


https://brunch.co.kr/@6dad664f134d4c4/849


스페인은 강했습니다.


한국 시간 7월 10일 (수) 새벽 벌어진 유로 2024 준결승 1차전에서 스페인은 직전 카타르 월드컵 준우승의 프랑스를 2-1로 누르고 결승에 선착했습니다.


8강에서 사실상의 결승전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개최국 독일과 접전을 펼치고 승리하고 4강에 올라온 스페인이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상처 뿐인 영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옐로 카드 누적 등으로 주력 선수들이 4강 프랑스 전에 출전할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주장이자 중심 공격수 모라타와 수비의 핵심 카르바할이 대표적인 예였습니다.


하지만, 조별 예선에서 3전 전승을 거두고, 최강의 적수인 독일을 이긴 스페인의 기세는, 이번 대회에서 2nd tier 우승 후보 중 독일 다음으로 평가받는 프랑스를 잡기에 충분했습니다.


젊은 공격수 라민 야말과 올모가 전반 21분, 25분 연달아 골을 넣으며, 콜로 무아니가 전반 9분 헤딩 선제골을 넣은 프랑스를 격침시켰습니다. 16살 야말의 동점골도 놀라웠지만 올모의 골은 2002 월드컵 당시 포르투갈 전에서 박지성의 골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멋있었습니다.


바르샤의 라민 야말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것 같고, 올모는 개인적으로 맨시티의 황태자로 활약하는 포든과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지난 번에도 말씀 드렸듯, 이번 대회가 끝나면 현 소속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를 떠나 EPL이나 La Liga의 상위팀으로 갈 것 같습니다.


국제 대회에서 향상된 실력이 입증되었고 선수로써 상품 가치도 최고조에 이를 것이니까요. 이강인이 PSG에 갔을 때 유니폼이 많이 팔렸던 것처럼, 이 친구가 이적한 팀에서의 이 친구 유니폼이 레알로 이적한 음바페의 유니폼 정도로 팔릴지도 모르겠습니다.


2020년부터 독일에서 뛰고 있어서 독일 선수들도 잘 파악하고 개최지인 독일을 홈 그라운드로 여겨서 그러는지 기존 이름값에 비해 훨씬 더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윌리암스도 라민 야말과 쿵짝도 잘 맞고 실력도 꽤 뛰어나며, 메리노 같은 친구들도 미드필드에서 중원을 잘 지켜주며 한방씩 터트려주고 있지요.


최강의 적 독일을 잡고, 그 다음 난적인 프랑스마저 꺾었으니, 결승에서 만나게 될 잉글랜드는 사실 이들보다 한 수 아래라 솔직히 점점 상대 팀의 난이도는 내려가고 있다고 보입니다. 그리 어렵지 않게 이기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것 같습니다.


특유의 뒷심 부족, 방심이 우려되기도 하지만, 기세를 타면 무섭게 질주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경험이 있는 그들이라 결과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에 반해, 프랑스는 직전 카타르 월드컵 준우승, 그 전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 피파 랭킹 2위, 현존 세계 최고 공격수 음바페 (PSG -> 레알 이적) 이라는 화려한 명성에 비해, 이번 대회에서는 4강도 겨우 겨우 올라온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4강전 골을 넣은 콜로 무아니를 비롯, 뎀벨레, 바르콜라 (이상 PSG)와 같은 좋은 공격수들이 있었지만, PSG가 챔스 단골 출전팀이나, 4강 팀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듯이 이번 대회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또한, 지루, 그리즈만 같은 선배 공격수들도 해결사가 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팀의 구심점인 음바페마저도 부상 여파인지, 레알에 가서 뛸 다음 시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인지 지난 월드컵 결승 아르헨티나 전에서 마지막까지 메시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고 긴장하게 했던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지요.


다음 시즌 레알에서 음바페와 한솥밥을 먹게 될 츄아메니와 카마빙가도 미드필드 진에서 아쉬운 모습이 많았습니다. 98 월드컵 당시 비에이라가 그립네요. 거기다 테오 에르난데스를 중심으로 한 수비진도 왠지 옛날 이탈리아의 가데나치오 같은 강력한 수비진이라는 느낌은 찾아볼 수 없었고 스페인의 영건들에게 여지없이 뚫리고 말았습니다.


이래서 여러 커뮤니티에서는 음바페도 한물 가고 프랑스가 삽질하며 유로가 챔스보다 더 재미 없어졌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로 4강이라는 것이 직전 월드컵 준우승의 프랑스에게는 다소 아쉬운 성적이지만, 누구나 쉽게 넘볼 수 없는 성적임에는 분명합니다.


4강에 나오지 못한, 크로아티아 (조별 리그 탈락), 직전 유로 우승팀 이탈리아을 비롯하여 벨기에 (16강 탈락), 독일, 포르투갈 (8강 탈락)의 면모를 보면 알 수 있지요. 98 월드컵 우승의 주역 중 한 명인 드샹 감독이 팀을 잘 재정비하고 신구 조화를 잘 이뤄서 다음 월드컵에서 우승을 목표로 한 팀을 만들거라 생각해 봅니다.


준결승 2차전 잉글랜드와 네덜란드의 경기는 예상대로 잉글랜드가 2-1로 오렌지 군단을 이기며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전반 7분 네덜란드 공격수 시몬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고, 손흥민 친구 케인이 전반 18분 동점골을 넣은 후 후반 추가시간에 잉글랜드 왓킨슨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역전골을 넣으며 박진감을 선사했지만 전의 글에서 말씀 드렸던 것처럼 결과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다고 봅니다.


케인도 멋있었지만 교체 투입되어 정규 시간 종료 전 골을 작렬한 왓킨슨은 사우스 게이트 감독의 신의 한수이자 이번 경기 최고 순간의 주인공이었지요. 마치 2014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골을 넣어 우승에 기여한 독일의 마리오 괴체가 떠오를 정도였습니다.


선제골을 넣으며 4강 팀이 아닌, 유로 결승전 진출과 우승의 꿈을 꿨을 네덜란드 팬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건넵니다. 그에 반해, 잉글랜드 팬들은 선제골을 얻어 맞고도 역전 그것도 후반 종료 직전 짜릿한 골맛을 보며 정말 행복했을 것 같습니다.


어디서 봤는데 잉글랜드 사람들은 축구를 너무 좋아하고 차도 너무 좋아해서 주요 경기가 열리면 전반이 끝나고 후반이 시작되기 전 쉬는 시간에 사람들이 커피 포트 등으로 너도 나도 차를 끓여 마셔서 전력 생산량이 눈에 띄게 올라간다고 할 정도라고 하더군요 ㅎㅎ 저도 런던 출장 당시 회의실에 늘 준비되어 있던 다양한 종류의 차들과 축구 경기장에서의 열기를 기억해 보니 실감이 났습니다.


이번 준결승에서 잉글랜드 팬들의 감동을 보니, 제가 응원하던 야구 팀이 한국 시리즈에서 고전하다 겨우겨우 최종전까지 끌고 가서도 패색이 짙다가 마지막에 역전 홈런을 치며 이기고 우승했던 기억이 나네요. 응원하는 팀이 이긴다고 저에게 돈이나 뭐가 생기는 것도 아닌데 기분이 좋아서 그날 저녁엔 같이 야구를 본 친구들과 파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스포츠는 우리에게 그런 추억이고 삶이 아닌가 합니다.


잉글랜드 팬들은 지난 2020 유로에서 결승까지 올라가서 이탈리아에게 져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 기억을 떠올릴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스페인을 꺾고 우승했으면 하는 바램이겠지요. 이번엔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지만 월드컵과 유로에서 선전했던 모드리치의 크로아티아처럼, 잉글랜드도 월드컵 8강 팀 이미지였다가 좋은 스쿼드의 신구 조화로 두 대회 연속 유로 결승에 올라가는 쾌거를 이룬 것 같습니다.


토트넘 주장이었다가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간 헤리 케인과,

아스날의 유망주 부카요 사카 그리고 레알에서 활약하고 있는 주드 벨링엄.

포르투갈 살라 (맨시티)와 페르난데스 (맨유) 콤비에 필적하고, 과거 잉글랜드 대표팀의 제라드와 램파드를 떠올리게 하는,

미드필드 진의 포든 (맨시티), 팔머 (체시)

그리고 수비의 워커 (맨시티)까지.


(허허, 이렇게 보니 왜 맨시티가 EPL 우승하고, 지난 시즌엔 트래블까지 달성했는지 알겠네요.

홀란부터 국제적으로 잘하는 친구들은 다 이 팀에 있네요. 역시 만수르.)


하지만, 야말과 올모 등이 흐름을 타고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스페인을 이기기는 어렵겠지요?


잉글랜드 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골키퍼도 그렇고 잉글랜드는 스페인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팀 자체도 아직 우승팀이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골키퍼에 EPL에서 활약하는 top tier 급 골키퍼가 있어서 신들린 선방을 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설의 부폰 정도는 아니더라도, 아스날에서 오래 활약했던 폴란드 골키퍼 슈체츠니 (Wojciech Szczesny)나, 리버풀의 주요 수문장이었고 이번 코파에도 나온 브라질의 알리송 (Alisson Becker) 정도만 있었다면 말입니다.


거기에 수비진이 워커와 함께 좀 더 무게감 있게 버텨줄 맨시티 동료 그바르디올 같은 친구들이 있었으면 진정한 우승후보가 될 수 있었을 텐데요. 이 대목에서 예전 잉글랜드 수비스 퍼디난드가 (맨유 중심 수비수) 생각나는 건 왜 일까요? ㅎㅎ 이래서 한두 선수가 잘해도 우승팀이 되도록 스쿼드를 완벽하게 꾸미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홀란이 현존 전 세계 최고 공격수 자리를 놓고 음바페와 경쟁하고 있어도 노르웨이가 유로 본선 조별 리그에도 나오고 있지 못하지요. AC 밀란에서 득점 기계라는 별명을 얻었던 레전드 셰브첸코의 우크라이나가 그랬던 것처럼요. 그럼 폴란드의 레반도프스키는 그나마 나은 것인가요? 조별 리그 탈락은 했지만 유로 본선과 월드컵 본선에는 나갔으니 말입니다.


결승전은 한국 시간 7/15 (월) 새벽 4시

아~ 고민됩니다.

일요일 저녁에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경기를 보고 월요일 출근을 해야 할 것인지 ㅎㅎ


지난 월드컵 결승전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격전이라면 정말 볼만할 것 같은데요.


스페인이 이번 유로 우승을 하면, 지난 챔스에서 레알이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를 이기고 우승을 했으니, 스페인이 국가 대항전과 프로 축구팀 대항전 모두를 휩쓸어 가게 되는 것이네요.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과 같은 전성기를 누릴지는 다음 월드컵을 봐야 하겠지요?

축구 공은 둥글고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니까요.




유로와 코파가 끝나면,

파리 올림픽이 이제 훌쩍 눈 앞으로 다가옵니다.


중계권을 비싼 돈 주고 딴 방송사들이 벌써부터 준비하고 홍보하고 난리지요.


광고를 붙여서 중계권과 해설위원을 비롯한 분들에게 드리는 돈 이상을 회수해야 하니 국민적 관심을 미리부터 끌어야 하기 때문이겠지요. 말은 우리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선수들을 응원한다고 하지만 ㅎㅎ 겉으로 보이는 것과 속 사정은 다를 수 있습니다. 방송사 간 올림픽 중계 경쟁을 보면 상황이 읽히지요. 특히, 주요 경기는 같은 내용인데 방송사들이 모두 방송하는 걸 보면요.


그래도, 파리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TV나 휴대폰으로 경기를 볼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하구요.

7/26 ~ 8/11 동안 탁구, 양궁, 수영 등 여러 종목에서 우리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훈련과 메달을 향한 노력 그리고 역경을 뚫고 감동 story를 써나갈 거라 생각합니다.


7월까지 바쁜 일들이 상당 부분 정리되면,

8월에는 유로 2024보다 더 편한 마음으로 올림픽을 볼 수 있겠네요.

여름 휴가 기간이기도 하니 회사에서 좀 더 귀찮게 하지 않을 것 같구요.


올림픽 축구에서 홍명보 호가 동메달을 따기도 했었는데, 이번 올림픽에는 본선에 진출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황선홍 감독이 열심히 하신다고 하셨는데, 국대 임시 감독도 하시고, 주력 선수들 차출에도 문제가 있고 하다 보니 이런 참담한 결과를 맞이하고 말았지요. 신태용 감독님이 맡은 인도네시아에게 지기도 하며 안타까웠지요.


네덜란드가 유로 대회 본선 진출에 탈락했던 일이 떠오르는데, 직접 비슷한 상황을 마주하고 보니 그 심정을 알 것 같습니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우리 대표팀이 꼭 본선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그리고,

홍명보 감독님이 감독으로 선임되고, 말들이 많지요.

런던 올림픽 때 동메달 성적은 준수했지만, 이를 발판으로 나간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알제리에게 4-2로 참패하고, 벨기에에 1-0으로 지면서 조별 리그 탈락을 하며 오점을 남겼습니다.

이후 중국에서 감독 생활도 하시고, 축구 협회 전무이사도 하시고, 지금은 울산 현대 감독으로 우승을 이끌기도 했는데요.


외국인 감독과 협상이 예산이나 국내 체류 조건 등으로 잘 이루어지지 않자, 그동안 국대 감독직을 고사해 왔던 홍명보 감독님이 예산에 맞춰서 (?) 희생을 감내하며 다음 월드컵까지 감독직을 수락하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전임 클린스만 감독의 중간 경질로 코치진까지 합치면 위약금이 100억에 이를 것이라고 하니 기본 30억 이상인 외국 감독들을 데려오려고 하면 예산 상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 감독님의 경우 세전, 세후 액수로 협상을 했다고 하는데 세금을 거의 반 정도 떼어가니 세후 30억 원대를 받아도 세전으로 하면 50억이 넘어갈 수 있어 부담이 컸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축구협회에서는 외국인 감독과의 협상 결렬의 이유를 소상히 밝히지 않고, 홍명보 감독의 경험 그리고 지난 월드컵에서 조별 리그 탈락도 자산이 된다며 장점들을 부각했는데요.


그런 점 플러스,

예산이 부족했다. 현재 한국인 감독 중에서도 대안이 많지 않다 등 허심탄회하게 사실을 공개하고, 전력강화위원회 등과 충분한 소통과 협의를 거치고 독단적인 결정을 하지 않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타깝지만 우리 축구 협회는 세금 지원을 받으면서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도 받는데 이런 면들에서 많이 부족하다는 걸 이번 사태에서도 느낍니다.


하지만 어떡하나요?

좋든 싫든 가족은 함께 가는 것이 맞고, 장점이 있으면 칭찬해 주고 부족한 점이 있으면 지적도 해주고 보완도 같이 해주고 해야 하는걸요.


축구 협회나 대표팀 그리고 감독님들이 잘하시고, 외부 비판도 겸허히 수용하고 변화해서 프리미어 리그 득점왕 손흥민, FIFA U 20 MVP 이강인 등 역대 최고 자원이라는 우리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어, 감독 경질과 잡음 등이 모두 성장을 위한 진통이었다는 추억이 되길 바래 봅니다.


올림픽도, 축구 대표팀도 대한민국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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