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이 최고야.

by 기영

요즘 수행평가의 일환으로 실습을 하고 있다. 실습을 하다보면 각 반의 특성이 한 눈에 보인다.

수업 태도도 좋고, 반 끼리 협동도 잘되어서 이상적으로 실습이 이루어지는 반.

수업 태도는 좋은데, 의지가 없어서 지속적인 칭찬과 격려가 필요한 반.

그리고 점수에 대한 욕심도 없이 장난만 치느라 모든 시간을 다 버리는 반.

이 모든 것들이 휜히 보인다.


그리고 한번은 우리 반 실습이었는데, 정말 가관이었다.

분명 설명을 해주고 몇 번이나 강조했는데, 이상한 것을 만들고 있다거나, 오늘까지 완성해야하는데 친구와의 장난으로 시간을 버리고 있다거나,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원래 설계한 애가 안와서 하나도 못하겠다거나, 분명 할 것들이 산적해있는데 눈만 꿈뻑꿈뻑 가만히만 있었다.


가장 답답한 조는 문제조건도 모르고 이것도 몰랐냐 물으니 서로 남탓하기 바쁘고 한 놈은 저쪽에 가서 칼싸움이나 하고 있고, 진짜 짜증이 솟구쳤다.

그래서 "너네 이렇게 개같이 만들어서 점수 나쁘게 받으면 좋겠어? 다 같이 열심히 만들었는데 이게 뭐냐고. 얘들아 생각을 하고 행동으로 좀 옮겨" 라고 나쁜 감정 섞인 말을 내뱉었다. 뻔히 보이는 해결책을 왜 생각도 안하고 남에게만 미루고 행동을 하지 않는지.

참 답답했다.


그렇게 4교시를 넘어 밥도 안먹고 점심시간까지 지도했는데,

끝난 후에도 계속 찡찡대면서 "00이(계속 혼자 열심히 만들던 애)가 안와서 못했어~!"

"내가 ~~ 이렇게 하자고 했는데~~" 이러고 정리를 하지 않고, 종이 쳤는데도 불구하고 교실 들어가지 않는 꼴을 보니 오늘따라 쟁반으로 머리를 내려치고 싶었다. (깡!)


시간이 지나고 짜증나는 감정을 가라앉히고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만약 다른반이 이랬다면 이 정도까지 화가 났을까 싶었다. 최근 우리 반을 지도하면서 내가 혐오했던, 속된 말로 '맘충'이 된 것 같았다.

우리 반이 최고야. 우리 반 뭐든 할 수 있어. 우리 반은 완벽해야해. 우리 반 1등 할 수 있어. 등등

아이들의 부족함을 메꾸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그 자체로 '완벽' 하지 못함을 꾸짖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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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애들에 비해서 지금 우리 애들은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다.

싫어하는 행동을 해도 왜케 이쁘고 장난을 치더라도 귀엽기만 한지.

3학년의 영악함으로 보였던 행동이 1학년의 생각없는 치기으로 바뀌었을 때, 다시 이전으로(3학년)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런 사랑은 그릇된 가르침을 만들겠지.

이성으로 판단해야 할 것들을 감정적으로 해결하게 만들고, 내가 혐오했던 "우리 아이 절대 기죽지마"를 스스로 외치게 될 것이다.


아직 성숙하지 않은 나이에 아이들은 누구나 부족함이 있다.

그리고 어른은 '먼저 태어난(先生)' 사람으로서 아이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올바른 길로 인도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그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항상 나부터 돌아보고 정신차리며 지도해야겠다.


아이들보고 '사람'이 되자고 말하기 전에

나부터 '사람'이 되고, '어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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