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너무 늦게 돌보았다

2막 타인의 고통과 나의 붕괴 - 사망진단서보다 차가운 빈자리

by 담숨

나의 첫 상경 후 발도장은 요양병원이 시작이었다. 나의 일터는 정문과 마주 보고 있는 작은 데스크였다. 근심, 걱정, 후련함을 이끌고 방문하는 누군가의 딸 아들들에게 공감하며 입원을 돕는 일들을 했다.

그들은 때론 구급차를 타고, 때로는 걸어서 꼭 한 손에는 무언가를 쥐고 방문하곤 했다. 코로나 19가 유행하여 마스크를 꼈지만 마스크 너머의 미소와 환대는 전달이 되었다.

일할 때 가장 힘든 순간들은 팀장의 갈굼도 아니요 마음대로 화장실도 갈 수 없다는 사실이 아닌 누군가의 떠나감이었던 것 같다. 어제 밝게 웃으며 마주한 손이 더 이상 없음을 느낄 때 무엇보다 차갑게 느껴졌던 건 10장의 사망진단서가 아닌 빈자리였다.

서러운 통곡소리를 줄줄이 매달며 가는 행렬을 보노라면 가슴에 무수한 바늘들이 꽂혀가는 듯 따끔따끔하며 그날은 환하게 오시는 보호자분들을 맞이할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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