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닿고 싶던 나무에게

위로 자라지 않아도 괜찮은 이유

by 담숨

선명한 나이테가 드러난 나무 밑동에 이 빠진 도끼가 하나가 박혀 있었다. 이미 많은 나무를 쓰러뜨린 듯 날은 무뎌져 있었지만 그 도끼는 나이테의 중심을 피해 가장자리에 고요히 걸쳐 있었다.

나이테는 말없이 시간을 증명하고 있었다. 가지가 꺾이던 날의 통증도, 새 잎이 돋아나던 봄의 숨결도 이 밑동 위에 겹겹이 스며 있었으나 겉으로는 단단한 둥근 결만이 남아있었다.

곁에는 아직 어린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밑동의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키로 땅 아래 깊숙이 자신을 쏟아내고 있었다. 뿌리들은 서로 얽히고설켜 자신을 상처내기도 했지만, 어린 나무는 그 모든 흔들림을 믿는 듯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밑동은 그 모습을 오래 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속으로 말을 건넸다.

"세상에는 하늘보다 더 푸르고 행복한 일들이 많단다"

그 또한 어린 시절에 높은 하늘만을 바라보며 자신의 가지가 하늘 끝까지 닿을 정도로 자라기를 갈망할 뿐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가지는 하늘을 닿을 듯 말 듯했다. 운 좋게 가지 끝에 구름이 한 점 걸린 날에도 설레발치다 흩어진 모습만 하염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절망하며 툭 떨군 고개에 우람하게 자라난 몸이 보였고 바람에 몸을 맡기며 흔들리는 이파리들이 보였다. 가지 끝에는 작은 둥지 하나가 걸려 있었다. 그 안에서 미약한 숨이 오르고 내리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가슴이 웅장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하늘에 닿지 못한 나무가 아니었다. 이미 누군가의 하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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