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비움 Sep 09. 2021

다이어트의 시작과 끝, 요요에 대하여(2)

어떤 유명인이 했다는 다이어트나 최근 유행하는 특정 음식 다이어트, 이런 게 더 궁금하고 호기심이 생깁니다. (저도 궁금해서 몇 가지 따라 해 봤다가 크게 쓴 맛을 본 적도 있습니다ㅎㅎ)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인데 뭔가 내가 모르고 있는 중요한 비결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혹은 고통스러운 운동 및 식단 조절 같은 것보다 더 쉬운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듭니다. 어쩌면 내 일상을 바꾸지 않고도, 먹기만 하면 살을 빼주고 살이 덜 찌는 체질로 만들어 주는 뭔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도 종종 게으른 모양새로 이불 위에 누워서 이러한 생각을 하지만, 슬프게도 다이어트는 이미 알고 있는 그것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이미 아는 방법은 고통을 수반하는 방법뿐이고, 운동을 해라 식단 조절을 해라 이런 것들은 더 이상 귀에 들어오지도 않지만, 아쉽게도 그 재미없는 것들이 맞는 이야기입니다. 다이어트는 어느 정도 정해진 험한 길로 스스로 들어가는 것이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꾸준함을 요합니다. 



오늘은 지난번에 못 다했던 요요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서 하겠습니다.

지난 글에서 요요현상이 흔하게 발생한다는 점과, 요요현상이 몸과 마음에 미치는 안 좋은 영향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한편, 이 어려운 요요를 견디고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 대단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체중 유지 비결이 무엇인지, 방대한 연구를 통해 그 공통 요인을 찾아보았습니다.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적당한 체중감량 목표를 세우고, 자신이 정한 목표에 도달한 사람

2. 천천히 살을 뺀 사람

3. 내가 즐거워하고 평생을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낸 사람

4. 규칙적인 식사 습관(특히 아침식사)을 가진 사람

5. 지속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관찰하고 점검하는 사람 + 치료자와 지속적인 만남

6. 융통성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적당한 체중감량 목표를 세우고, 자신이 정한 목표에 도달한 사람

스스로 정한 감량 목표에 도달한 사람이 이후에 체중을 더 잘 유지합니다. 다이어트는 심리적인 부분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목표 달성을 통해서 생긴 자신감과 성취감이 유지관리 시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이 안에는 '적절한 체중 감량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녹아있습니다. 체중이 60kg인 사람이 한 달에 8kg를 빼고 싶을 수 있으나, 이렇게 목표치를 너무 크게 잡으면 감량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자신의 체중 조절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체중 유지를 위한 행동을 포기하게 될 수 있습니다. 



2. 천천히 살을 뺀 사람

살을 잘 빼고 잘 유지한다는 것은 초기 체중의 5~10% 이상을 감량하고 감량된 체중을 1~2년 이상 유지하는 모습입니다. 예를 들면 70kg였던 사람이 6개월 동안 8kg를 감량해서 62kg가 되었고, 63~4kg의 몸무게를 1~2년 이상 유지하는 모습이 되겠습니다. 6개월에 8kg면 너무 느리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이렇게 천천히 하는 것이 나중에 요요방지 측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체중 감량이 오래 동안 이루어질수록, 감량된 체중을 더 오래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내가 즐거워하고 평생을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낸 사람

성공적으로 체중을 유지한 사람의 90%는 지속적인 활동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살을 잘 빼고 다시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간 강도(약간 숨찬 정도)의 신체 활동을 하루에 60분 이상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음... 맞는 말이긴 하지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쉽지 않습니다. 약간 과제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운동을 고를 때는 내가 좋아하고 어쩌면 평생을 지속하고 즐길 수 있을 만한 것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코로나 시국 이후부터 하던 운동을 지속하기 어려워져서 요즘엔 다른 것 들을 시도 중입니다. 최근에는 "달리기"에 조금 재미를 느꼈습니다ㅎㅎ 가벼운 차림으로 가까운 공원으로 나가서 짧게라도 통통 뛰어 봅니다. 슬슬 달리다가 급하게도 달려보고 그러다 나가떨어져서 좀 쉬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평소 굉장히 움직이기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바람을 가르면서(?) 나아가는 게 요즘 이상하게 재밌습니다. 돈도 안 들고 원하시는 시간에 할 수 있어 부담도 없는 데다, 땀도 많이 나서 운동 후 씻을 때 상쾌한 건 덤입니다. 운동은 이것저것 바꿔가며 해도 좋고, 그냥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부담 없고 재밌는 것을 찾으면 최고입니다. 



4. 규칙적인 식사 습관(특히 아침식사)을 가진 사람

많은 환자 분들을 만나다 보니, 아침식사를 하시는 분들이 매우 드물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연구들에서는 체중 감량 후 유지를 위해 아침식사를 강조합니다. 아침을 포함하는 규칙적인 식사를 하면 일과 중에 간식을 먹는 횟수를 줄일 수 있고 허기로 인한 폭식을 감소시킵니다. 그리고 이러한 습관은 음식 섭취 제한에 도움이 됩니다. 꼭 밥과 반찬을 온전히 차린 식사가 아니더라도, 아침에는 두유+바나나 이렇게 간단하게라도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지속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관찰하고 점검하는 사람 + 치료자와 지속적인 만남

체중계에 매일 올라갈 필요는 없지만,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지속적으로 체중을 체크하는 것은 감량과 유지에 중요합니다. 또한 음식의 섭취량 및 종류를 인식하고 주체적으로 결정하는 사람은 체중을 더 잘 유지합니다. 더불어 체중 감량 후 1년 이상, 한 달에 한번 의료진과의 만남을 가질수록 유지가 잘 된다고 합니다:) 



6. 융통성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 ★

운동 및 식사관리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체중의 재증가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성공 or 실패로 분류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하며, 유지를 잘하는 사람들은 융통성 있는 사고를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어쩌다 한 끼 많이 먹어버린 날도 있는데, 이때 망했다고 생각하면서 고삐의 끈을 놓아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체중 유지를 잘하는 사람들은 한 끼 많이 먹었으면 더 많이 움직이고, 다음날 음식 섭취를 조금 더 조절해서 지속적인 흐름을 만들어 나갑니다. '계속되는 제한'은 어느 순간 무너질 수 있지만, 매 상황 '융통성 있는 선택'은 감량된 체중을 오래도록 유지시킵니다.  



두 편으로 나누어 요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감량에 성공하고 유지까지 잘하는 사람들은 어떤 모양의 다이어트를 해왔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끔 환자분들 중에, 감량 속도가 너무 빠르신데 혹시나 하고 식단과 운동 상태를 확인해보면, 제 의도와 달리 굶다시피 진행하신 경우가 있습니다. 환자분들은 감량 결과에 만족하시는 반면 제 마음은 그렇지 못하여서...  저는 오늘도 운동 및 식단관리를 부르짖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앵무새가 되어갑니다. 



앞으로 다루고 싶은 주제들이 많습니다. 왕성한 나의 식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먹어야 살이 빠지는지, 어떤 운동을 해야 가장 효과적인지, 적절한 체중감량 목표를 세우는 방법 등입니다. 천천히 하나씩 올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다이어트의 시작과 끝, 요요에 대하여(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