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그날 나는 상한 것도 모른채, 토마토를 먹었다.
그냥 조금 배가 아프다 말겠거니 했던 그 한입이
지옥의 시작이었다.
피부는 모기 물린 것처럼 붉게 부풀고,
가려웠고, 그 위에 또 다른 두드러기가 겹겹이 올라
왔다.
두드러기끼리 엉켜 붙고, 퍼지고,
내 몸은 마치 무언가에 점점 잠식되어 가는 느낌이
었다.
동네 병원들을 돌아다녔지만
“원인을 모르겠다”는 말만 반복됐다.
나는 점점 지쳐갔고,
어린 마음에 느꼈다.
‘아… 나 이렇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
그런 나를
어머니는 업으셨다.
지금 생각하면,
그 나이의 남자 아이를,
그 작은 체구로 매일 업고,
동네 병원을 다 찾아 다니셨다.
기적 같다.
어머니는 애쓰셨다.
애쓴다는 말로도 부족할 만큼
사력을 다해 나를 살리려 하셨다.
그러던 중, 아버지는 유황가루를 물에 풀어
온몸에 바르면 낫는다는 말을 듣고 해보자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온몸에 유황을 바른 채
비닐 안에서 잠을 청했다.
그래도, 낫지 않았다.
희망은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는절망하지도,
포기하지도 않으셨다.
그렇게 마지막 마음으로
우리는 동네 약국에 들렀다.
약사 아저씨는 나를 한참 보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건 식중독이에요.”
그리고 약봉투를 아홉개 건네주셨다.
딱 3일치.
그걸 먹자
나는 정말 거짓말처럼 나았다.
어머니는 나를 안아주셨다.
살았다.
그리고 살게 하셨다.
그 사건 이후,
어머니의 사랑이 무엇인지
몸으로 사랑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