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했는데?”라는 말

by 이영관

어제는 아침부터 바빴다.

업체 직원과 차량을 인솔하기 위해

출근하자마자 방문증을 끊고,

차량을 가지고 밖으로 나가 데리고 들어왔다.

배터리도 날랐고,

이전 부서의 업무도 그대로 안고 왔기에

매일 처리해야 할 일들도 여전히 내 몫이었다.

오후엔 팀장님이 요청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한숨 돌릴 즈음엔 또 다른 요청들이 쏟아졌다.


그렇게 하루가 휘몰아치듯 지나가고 있었다.


그 순간,

옆에 앉은 동료에게

"그래도 일이 많아서 시간은 잘 간다"고 말했더니

그가 묻는다.

"뭐했는데?"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

마치 내가 한 일이

'일'로 보이지 않는다는 듯한 말투였다.

무시라기보단,

그저 '모르는' 사람의 말이었다.

그는 내가 무엇을 했는지 몰랐고,

나는 그 말에 괜히 상처를 받았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던 것 같다.’


누군가 애써 해놓은 걸,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가볍게 넘겨버렸던 그 말,

"니가 한 게 뭐 있어?"


그래서 더 찔렸다.

상처보다 반성이 더 컸다.


우리는 때때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없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어떤 수고는

보이지 않아도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그걸 알아보는 눈과

헤아리는 마음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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