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움은 움직임을 멈추게 한다

by 이영관

차가워지면

물체는 수축한다.

부피가 줄고, 움직임은 느려진다.


평소엔 파리채로도 잡히지 않던

그 빠른 파리들이

겨울만 되면 천장에 붙어

움직이지도 못하고,

손으로 잡아도 날지 못한다.


온도 하나가 생명을 얼어붙게 만드는 것.

그걸 직접 본 적이 있다.


사람도

그와 다르지 않다.

차가운 말, 냉소, 비난.

그런 것들이 쏘아질 때,

아무리 재능 있고 활발하던 사람도

움직임을 멈춘다.

입을 닫고, 마음을 닫고,

날지 못하는 파리처럼

그저 벽에 붙어 숨죽인다.


우리는 누군가를 차갑게 만들 수도 있고,

따뜻하게 녹여줄 수도 있다.


어쩌면 지금,

내 옆의 누군가도

따뜻한 말 한마디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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