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조 효과’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
문제의 해결보다
그 존재 자체를 애써 외면하는 심리.
마치 위협을 느끼면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는 타조처럼.
나는 그랬다.
중학교 시절, 시험을 치른 날이면
친구들은 시험지를 들고 서로 채점을 했다.
맞았는지 틀렸는지, 실수는 없었는지.
그런데 나는,
혹시나 시험을 망쳤을까 봐
감히 답을 확인하지 못했다.
몸이 보내는 신호도 마찬가지였다.
배가 아플 때면, 체한 걸까? 상한 음식을 먹었을까?
인터넷으로 검색은 했지만
정작 병원은 가지 않았다.
혹시라도 심각한 병이면 어쩌지.
그 두려움이
나를 계속 기다리게 만들었다.
기다리면 나아질 거라 믿었지만,
그 기다림은
가끔 작은 병을 큰 병으로 키워놓기도 했다.
살아보니 알겠다.
두려움은 숨길수록 자라고,
외면할수록 깊어진다.
그러니
이제는 마주해야 한다.
숨기지 말고, 꺼내놓고,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
그게 어른이 된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야 조금씩 배워간다.
타조처럼 살지 않기로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