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으면 자유인데, 왜 놓지 못할까?

by 이영관

원주민은

원숭이를 잡기 위해 항아리를 이용한다.

그 항아리에는

원숭이 손이 겨우 들어갈 만큼의 구멍이 있고,

그 안에는 원숭이가 좋아하는 나무 열매가 가득 들어 있다.


지나가던 원숭이는 냄새를 맡고

호기심 가득한 손을 항아리에 넣는다.

열매를 움켜쥔 순간,

문제는 시작된다.


빈손일 때는 들어갔지만,

무언가를 쥔 손은 나오지 않는다.


탈출 방법은 단 하나.

손을 펴는 것.

놓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원숭이는 놓지 못한다.

그 욕심 하나 때문에

항아리 앞에서 끽끽 소리치고,

결국 원주민의 손에 잡히고 만다.


그 모습은

결코 원숭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도 그렇다.

놓으면 자유인데,

놓으면 살아날 수 있는데,

그 욕심, 자존심, 미련, 비교, 집착을

차마 놓지 못해

스스로를 가두고 만다.


손을 펴면 되는 것을,

버리면 살 수 있는 것을,

우리는 오히려

더 꽉 쥐고 끙끙거린다.


무엇을 놓지 못하고 있는가.

어쩌면 지금도 그 항아리 앞에

우리의 손이 들어가 있을지도 모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보리야,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