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서로가 서로에게 배경이 되어주는 것

가족이란 서로에게 바람막이가 되어 주는 것

by 박말임


5월 7일, 연휴가 끝난 후 아들이 혼자 집을 찾았다.


다른 사람들은 출근한 평일, 일부러 시간을 내어 달려와 준 것이 고맙다.

평일이니 며느리는 출근하고 아이들은 학교에 갔겠지.

바쁘면 안 와도 될 테지만 굳이 먼 길을 달려왔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나 보다.






아들이 왔으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 뭔가 허전하다.

아들네가 우리 집에 올 때는 항상 4명의 식구가 함께 왔다.


오늘 혼자 온 아들의 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이고 휑해 보이는 건 왜일까.

아들이 빠지고 며느리가 아이들 둘만 데리고 온다면 그 또한 이상할 거 같다.


가족이란 서로가 서로에게 배경이 되어 주는 한 세트의 커피잔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딸 시집보내는 엄마들은 신접살이에 쓸 그릇 세트들을 준비해 뒀었다.

커피세트는 4개의 커피잔과 4개의 받침이 종이 상자 안에 각각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커피세트에서 커피잔 하나가 빠지면 완전한 세트가 될 수 없다.

그 자리를 다른 커피잔으로 채워 넣는다면 그 부조화란,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할지도 모른다.


아들 가족도 그렇다.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배경이 되어 주고 있는 커피잔 세트와 같은 존재.


그중 누군가 한 사람 빠지면 조화가 깨지고 그 자리는 공기처럼 허전하다.


가족은 누구나 한 사람의 주인공이지만, 서로를 빛내주는 배경이기도 하다.


장미꽃을 더 돋보이게 하는 안개꽃처럼, 무대의 조명과 장치처럼,

그 배경 덕분에 삶이라는 무대 위에서 흔들리지 않고 설수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배경이 되어 살아간다는 건 그만큼 사랑과 신뢰를 주고받는다는 의미다.


아들은 오늘 자신의 배경인 아내와 아이들 없이 낯설게 서 있다.

그 빈자리를 보며, 나는 소망한다.


그들 가족이 서로의 우산이 되고 서로의 바람막이가 되어 주기를.

살다 보면 때로는 오해도 있고 상처도 있겠지만, 우리는 결국 서로의 배경 위에 선다.


가족이라는 풍경은 늘 그 자리에 있다.


너무 익숙해서 쉽게 잊히지만, 그 익숙함 덕분에 더 편안하고 따뜻하다.

자연스러운 그 배경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울타리가 된다.


소중한 나의 가족들이 서로가 서로의 아우라가 되어,

아름답고 조화로운 하모니를 이뤄 내기를 기원하는 이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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