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전력 부문 총체적 난국

2021년 9월

by 김정희 MBRI

홍콩 V Power, 2개 화력발전 사업 철수

로컬 Myanmar Now는 8월 31일 자 기사를 통해 홍콩 증시 상장 에너지 기업인 V Power가 미얀마에서 지분을 갖고 운영 중인 9개 화력발전소 중 두 개의 가스화력발전소 운영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V Power는 2021년 상반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라카인 주 짜욱퓨 Kyak Phyu II 가스화력발전소와 만달레이 지방 민잔 Mingyan I 가스화력 발전소의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짜욱퓨 II 가스화력 발전소는 발전용량 49.9MW 규모로 V Power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계약기간은 60개월(2016. 3~ 2021. 3)이다. 민잔 I 가스 화력 발전소도 V Power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발전용량 149.8 MW, 계약기간은 60개월 (2016. 6~2021. 6)이다. V Power는 2월에 발생한 미얀마 정치적 사건 및 사회적 혼란에도 발전소를 가동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신중한 검토 끝에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변 이후 악화일로를 달리고 있는 경제상황 하에서 민간 발전사업자의 발전 사업 철수는 열악한 미얀마 전력 사정에 충격을 더하고 있다. 군정 전력에너지부는 V Power의 화력발전 사업 철수와 관련하여 세부 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정변으로 인한 금융위기가 외국기업들에게 큰 난관이 되고 있으며, 국민들의 전기 요금 납부 거부 운동 등으로 인해 군정이 민간 발전사업자들에게 지급할 전력구매비가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VPower는 아시아, 남미, 유럽 등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지만 미얀마 발전사업이 가장 큰 수익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V Power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의 경우 투자, 건설 및 운영(IBO) 사업 부문 총매출 중 미얀마 사업부문이 13.5%를 차지하며 5,92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미납 전기요금 10억 달러, 군정 전력당국의 손실 확대

NLD 국민통합정부(NUG) 지명 재정투자부 장관 틴 툰 나이오 Tin Tun Naing은 9월 14일 RFA(Radio Free Asia)와 인터뷰를 통해 2월 군사 정변 이후 7개월 동안 징수하지 못한 전기요금이 약 10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양곤 지역 98%, 만달레이 지역 97%, 그리고 나머지 지방의 약 80%가 시민불복종운동(CDM)의 일환으로 전기요금 납부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연말까지 전기요금 미납액은 재정수입의 약 10%에 해당하는 14.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얀마 독립경제학자모임(IEM)은 지난 7월 보고서를 통해 전기요금 납부 거부 운동으로 올 2월 이후 전기요금 납부액이 9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국민들의 전기요금 납부 거부로 인해 전력 당국의 3월 손실액은 정변 발발 이전인 1월 대비 5,720만 달러에 달했으며, 3월 기준 양곤 주민의 2%, 만달레이 주민의 3%만 전기 요금을 납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IEM에 따르면 정변 이후 최소 4,058명의 전력 관련 부서 공무원들이 CDM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해고되거나 자발적 실직상태에 있기 때문에 전력 부문 인력 공백 문제가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술 및 시설관리 직원과 전기요금 징수원들 대부분이 CDM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시설 유지관리 및 요금징수 업무가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관세 수입 감소, 가스발전소 비용상승 등의 요인이 군정 당국의 노후 발전 시설 유지관리 및 송전망 인프라 유지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얀마 발전부문에서 발을 빼는 해외 민자발전 사업자

군정은 지난 5월 말 미얀마 중부지역 12개 대상지에 각각 20~40MW 용량의 태양광 발전소를 20년간 BOO(건설-운영-소유) 방식으로 건설한다는 내용의 입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언론은 이에 대해 군정의 국내외 투자 유치 능력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군정에 대한 국제사회 경제 제재, 군정과의 협조 및 사업관계 유지에 대한 국내외 비난 여론 등을 감안할 때 미국, 유럽, 일본 투자자들 대부분은 입찰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5월 입찰 계획발표 이후 현재까지 구체적인 진행 상황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다.

2020년 9월 NLD 정부가 실시한 발전 용량 30~50 MW 규모의 30개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총 발전량 1,060MW) 입찰에서 낙찰되었던 29개 프로젝트 대부분도 사실상 중단 상태이다. Electricite de France나 Woodside와 같은 다국적 발전사업 투자자도 사업을 중단하거나 완전히 철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미얀마 국가 전력화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온 월드뱅크는 자금 지원을 전면 중단했고 이후 사업 재개에 대한 자금 지원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정변으로 인한 금융위기 때문에 외국 자본 조달이 어려워지고 이는 미얀마 신규 발전 프로젝트 추진 중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 발전 사업자들도 군부와의 관계 단절을 촉구하는 인권 사회단체들의 요구와 국제사회의 제재조치 등으로 인한 원료 수급, 인력 확보, 비용 조달, 전기판매대금 회수 이슈 등으로 사업 수지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누적되는 발전비용 적자

미얀마 재정에서 발전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2019년 당시 NLD 정부는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전기요금 체계로 인해 누적되는 발전 비용 적자를 보전하고자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한 바 있으나 발전 비용 상승을 상쇄하지 못했다. Frontier Myanmar 5월 15일 자 기사에 따르면 2020/21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전력공급 관련 지출은 9조 4천억짜트, 관련 수입은 8조 9천억쨔트로, 전기요금을 정상적으로 징수한다 하더라도 5천억짜트 이상 발전 비용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이다.

미얀마 정부가 해외 민간 발전 사업자와 체결한 전력구매협정(PPA) 중 전력 구매비용 달러화 결제 조항도 정부의 발전 비용 상승에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정변 이후 짜트화 급락으로 인해 민간 발전회사에 지불해야 할 발전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2021년 전기요금 체납액이 전체 재정수입의 1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환율로 인한 발전 비용 부담 증가가 미얀마 전력 부문에 악재를 더하고 있다.


전기요금 체납에 대한 군정과 NUG 입장

군정은 2020/21 회계연도 마감을 앞둔 9월 말, 전기요금 납부를 독촉하는 경고를 발표했다. 2021년 3월부터 연체된 전기요금 납부를 독촉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단전을 하도록 타운십과 마을 단위 사무소에 지시함에 따라 각 가정과 사업장에 최근 지난 6~7개월치 전기요금 납부 독촉장이 발송되고 있다. 국가행정평의회(SAC) 의장 민 아웅 흘라잉은 5월 20일 SAC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전기요금 징수 필요성을 강조함에 따라 군정 전력에너지부가 7월 8일 자 성명을 통해 ‘부족한 전력을 보충하기 위해 민간 발전소에서 전력을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전기요금이 제대로 납부되어야 전기 공급이 가능하다’며 단전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에 따라 양곤 전력공사도 7월 9일 전기요금 납부를 계속 거부하면 전력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반해 국민통합정부(NUG)는 군정의 재정 수입에 타격을 줄 목적으로, 전기요금 납부는 군정 정권 유지에 도움이 되므로 모든 국민들이 전기요금 납부거부 운동에 동참할 것을 지난 5월 촉구했고, 6월에는 사업자들도 전기요금 납부 거부운동에 동참하라고 요청했다. 군정에 저항하는 인민방위군(PDF)과 지역 무장 세력들은 군정 관리하에 있는 전력 기반시설들과 전력 사무소들을 공격 목표로 삼기 시작했다. 지역 전력 사무소가 공격을 받기도 하고 전기요금 징수 요원들이 공격받아 사망하기도 했다.

상기 이유들로 인해 미얀마 전력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올해 우기 강수량이 예년보다 턱없이 부족하여 건기 수력 발전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민간 발전 사업자들의 사업 철수소식은 더욱 암울하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에너지 수요가 집중되어 있는 양곤, 만달레이 등 주요 도시들의 대규모 정전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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