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산 희토류와 세계 공급망 이슈

2022년 1월

by 김정희 MBRI

중국 Global Times는 12월 2일 자 기사를 통해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며, 미얀마산 희토류의 대중국 수출 재개로 중국 내 희토류 가격이 향후 몇 달간 약 10~20% 인하될 것이지만 장기적으로 희토류 가격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얀마산 희토류의 대중국 수출 통로인 중국 윈난성 텅충과 미얀마 간 국경 무역지대가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7월 중순부터 폐쇄되었다. 이에 대해 산업 연구기관인 Roskill은 9월 중순 개최된 웨비나를 통해 미얀마-중국 국경 무역지대가 단기간에 재개방될 것 같지 않으며, 이는 지난 5년간 미얀마산 희토류에 의존해 왔던 중국 국영 기업들이 대체 공급원 부족으로 희토류 공급망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국경 무역지대 폐쇄로 인해 지난 8월 미얀마산 희토류의 중국 수입량은 23톤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7월 수입물량 270톤 보다 91.8% 급락한 수치이다.

그러나 미얀마 희토류 수입이 차단되고 중국 내 희토류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자 11월부터 국경 지역에서 희토류 교역이 재개되었다. 중국 정부와 미얀마 군부와의 교감이 있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미얀마산 희토류가 전 세계 희토류 공급망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미얀마산 重희토류와 희토류 공급가격 상관관계

희토류는 크게 輕, 中, 重희토류로 분류된다. 이 중 重희토류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녹색 기술 확산과 함께 그 중요성과 수요가 더욱 커지고 있다. 미얀마는 중국과 함께 세계 2대 重희토류 생산지 중 하나로 전 세계 공급망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미얀마는 重희토류에 속하는 디스프로슘(Dy)과 테르븀(Tb) 매장량이 풍부하다. 칼로 자를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운 디스프로슘은 전기자동차 모터 경량화에 필수적인 마그네틱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이다. 약 10년 전 미국 에너지부가 디스프로슘을 희토류 중 가장 중요한 단일 원소로 규정하며 이 원소의 공급 부족이 청정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Roskill의 전기 자동차 전문가 David Marriman은 미얀마산 重희토류에 대한 공급 대안이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자연에서 순수한 원소로 생성되는 금과 같은 금속과 달리 희토류는 채굴, 정광과정에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며 환경오염물질이 다량 발생한다. 특히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은 이온 흡착형 광물로 화학적 처리를 통해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중국 정부가 2010년부터 불법 희토류 채굴 업체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왔고 그 결과 중국 업체들이 미얀마 희토류 주산지인 카친주로 대거 이전했다.

카친주의 희토류 광산지대는 현지 무장 민병대 통제 하에 있으며 미얀마 군과 현지 무장 단체 간 광산 수익에 대한 이권 분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2018년 11월 일부 중국계 광산업자들의 무분별한 채굴과 환경훼손 등을 이유로 희토류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등 올해까지 수차례 대중국 수출 금지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미얀마 정부의 이러한 수출 금지 조치는 희토류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2019년 5월 중순에 시작된 미얀마산 희토류 수출금지 조치는 같은 해 6월 산화테르븀 가격과 산화디스프로슘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요인이 되었다. 산화테르븀은 연초 최저치보다 약 45%(4,225위안/mt), 산화디스프로슘 가격은 약 70% 이상 (2,000위안/kg) 고점을 기록했다. 2019년 12월 중순에도 미얀마산 희토류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하기 위해 국경 무역지대를 폐쇄했다. 상하이메탈마켓(SMM)은 미얀마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을 重희토류 제품 가격 인상 요인으로 분석했다. SMM은 2019년 12월 16일 현재 산화 테르븀 가격을 11월 말보다 70위안/kg 오른 3,495위안/kg로 평가했고, 산화디스프로슘 가격은 동기간 100위안/mt상승한 1,730위안/kg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공식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미얀마산 희토류 수입량은 2014년 300톤에서 2020년 35,500톤(USD388M 상당)으로 급증했다. 중국은 희토류 매장량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가격을 높게 유지하고 국내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한 목적의 정부 생산 쿼터제 때문에 미얀마산 희토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2020년 중국이 공식 수입한 희토류의 94%는 미얀마산이었다. 미국 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은 미얀마가 전 세계 생산량의 12.5%에 해당하는 3만 톤의 희토류 산화물을 채굴한 것으로 추산했다. 2020년 기준 미얀마는 세계 重희토류 생산량의 39%를 차지했는데, 重희토류 제품의 전 세계 공급량 중 48%를 차지하는 중국도 미얀마와 같은 일차 생산국으로부터 공급이 없으면 재고가 곧 고갈될 것은 분명하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내 重희토류 공급량 확대가 불확실해짐에 따라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의 가격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2020년 2월 모든 이온 흡착형 광물(Ionic adsorption clay, 이하 IAC) 채굴을 중단시킨 후 운영허가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모든 IAC프로젝트 현장에 암모니아 프리 기술을 도입하자는 제안도 구체화되지 못하여 미얀마산 重희토류를 대체할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세계 전기자동차 업체의 미얀마산 重희토류 공급망 이슈

미얀마 정변 이후 카친주 북부에서 불법 희토류 채굴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변에 따른 무정부 상황 속에 중국인 채굴업체가 급속히 늘어나며 팡와Pangwa, 치피Chipwi마을에서 채굴이 최소 다섯 배 증가했고 희토류를 적재한 트럭도 하루 한두 대에서 10~15대로 늘어남에 따라 환경오염과 인권유린 이슈가 급증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2021년 현재 팡와와 치피마을 희토류 광산은 1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미얀마산 희토류 수출 수익이 정변을 일으킨 군부의 자금줄이 되고 있다며 희토류를 법적 ‘분쟁 광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나서며 희토류 공급망 최상위에 있는 세계적인 전기 자동차 회사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전략적인 필수재인 重희토류가 분쟁 광물로 지정된 사례는 없지만, 군정의 지배하에서 채굴 및 수출되고 그 수익이 군정의 수입원이 되는 미얀마산 重희토류를 분쟁광물로 취급해야 한다고 국제시민사회단체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JFM(Justice For Myanmar) 대변인은 전기차 제조업체들에 대해 미얀마산 희토류를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미국과 유럽이 광물자원이 풍부한 콩고민주공화국 내전에 대한 대응으로, 콩고산 금, 텅스텐, 탄탈룸 및 주석에 대한 검사를 요구하는 법을 통과시킨 사례를 보면 미얀마산 희토류도 ‘분쟁 광물’로 지정될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

산업 컨설팅 기관인 Adams Intelligence는 자사 고객사들에 보낸 최근 뉴스레터를 통해, 만약 고객사들이 중국이나 일본에서 제조된 마그네틱을 사용하고 있다면 그 마그네틱에 미얀마산 희토류 일부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의도하지 않게 미얀마 군정을 지원하고 환경을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참고로 현시점에서 전기자동차용 마그네틱에 디스프로슘을 사용하는 것은 기술적 비용효율적인 측면에서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미얀마 정변으로 인해 평판 위험과 공급망 관리 이슈라는 두 가지 난관을 직면할 우려가 있다. 평판위험을 피하기 위해 미얀마산 희토류 사용을 정밀 관리하면 복잡한 희토류 공급망 관리라는 어려움에 부딪힐 것이다. 역으로 기존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판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난제에 직면할 수 있다.

Myanmar Now는 미얀마산 重희토류 공급망과 관련하여 글로벌 전기자동차 업체 6개사에 질문을 했다. 그 결과 이들 기업들은 자사가 원자재 전반에 대한 공급망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하지만 미얀마 상황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꺼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랑스 르노, 네덜란드 스텔란티스 Stellantis(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푸조 소유): 무응답

테슬라, BMW, 폭스바겐, 볼보: 자사의 원료 공급지를 확인하는 기존 절차가 있으며, 자사 공급업체에 인권 및 환경에 관한 약속 이행에 서명하도록 요구하고 공급업체는 자사 및 하청업체의 약속 이행 여부에 대해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응답. 그러나 자사 공급망에 미얀마산 디스프로슘 포함 여부 및 사용 범위에 대해서는 무응답

BMW: 일부 모터의 경우 희토류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으며 향후 희토류 사용량을 줄여갈 계획

폭스바겐: 희토류 등 고위험 물질 16종에 대해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복잡한 공급망과 일부 원자재에 대해서는 감소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힘

볼보: 세계화된 공급망 체계로 인해 미얀마산 희토류가 부품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자사는 강제 노동, 기타 인권유린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힘


중국정부의 희토류 통제 강화와 미얀마산 重희토류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12월 23일 3개 희토류 회사(중국 2위 중국난팡 희토, 3위 중국희유희토, 6위 우쾅희토그룹)와 2개 연구소(중국철강연구과학그룹 관련부문, 비철금속그룹 관련부문)를 통합한 초대형 국유기업 ‘중국희토그룹’을 출범시켰다. 최대 주주는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로 중앙정부의 직접통제를 받는다는 의미이다. 중국희토그룹은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重희토류 공급을 좌우할 전망이며, 이는 희토류 공급 이슈에 대해 중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폐쇄되었던 미얀마와 중국의 희토류 교역이 전격 재개된 것도 중국 정부의 미얀마 산 重희토류 공급 확보 방침과 미얀마 군정의 자금 확보 필요성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시민 사회단체들은 미얀산 重희토류 수출이 미얀마 군부의 수익원이라고 지적하며 미얀마산 희토류를 분쟁 광물로 지정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重희토류를 사용하는 전기자동차 업계에도 큰 파장을 미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은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미얀마 정변을 계기로 미얀마산 重희토류를 둘러싼 공급 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미얀마산 重희토류 최대의 수입국인 중국의 희토류 산업의 전략적 재편 역시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얀마 군정 하의 미얀마 희토류 이슈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에 대해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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