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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중국 합작 프로젝트 급물살

2022년 5월

by 김정희 MBRI

중국 관영 Xinhua통신은 중국 왕이 王毅 외교부장이 4월 1일 중국 동부 안후이성 툰시에서 미얀마 군정 외무장관 운나 마웅 륀 Wunna Maung Lwin을 만나 “중국은 미얀마를 인접 국가 외교에서 항상 중요한 위치에 두고 있으며,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미얀마를 지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The Diplomat는 4 월 4일 자 기사를 통해 왕이 외교부장의 이러한 발언은 2021년 정변 이후 중국이 밝힌 미얀마 군부에 대한 가장 강력한 지지 의사 표명이라고 평가했다.


중국-미얀마 외교부 장관 회담을 통한 양국 협력 다짐

운나 마웅 륀 외무장관은 왕이 외교부장 초청으로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중국을 방문하여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양국 간 더욱 긴밀한 교류 협력 방안을 마련해 나가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외교부장은 4월 1일 회담에서 중국 당국은 중국과 미얀마 경제 회랑(CMEC) 건설 프로젝트 추진과 상호 협력 강화를 바라고 있으며 미얀마의 주요 랜드마크가 될 각종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자고 말했다. 또한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중국은 미얀마의 주권, 독립, 영토 보전을 지키고 미얀마 국가 여건에 맞는 발전 경로 모색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운나 마웅 륀 외무장관은 회담에서 현재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악화되고 있는 미얀마의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으며, 이에 대해 중국은 미얀마의 어려움 극복에 도움을 주기 위해 미얀마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고 소개했다.


미얀마의 입장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달러 수급 어려움으로 미얀마 외환 보유고는 사실상 고갈 상태이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에너지 수급 어려움,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미얀마의 경제적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Issue Analysis 통해 분석한 ‘4.3 조치’ 발표 직전에 중국과 외무 장관 회담을 가졌다는 것은 그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외화 및 현금 부족, 인플레이션 급등, 전력난 등 당장 닥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군정은 중국에 전반적인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의중

The Diplomat는 왕이 부장의 이 같은 군정 지지 발언은 군정이 결국 반쿠데타 저항세력을 무력으로 진압할 것이고, 이것이 중국의 경제적 전략적 이익을 위해 필요한 안정으로 가는 가장 유력한 길이라는 중국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즉 중국 당국은 국가 핵심 정책인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 구상의 중요 프로젝트인 중국-미얀마 경제회랑 건설(윈난성~미얀마 인도양 해안까지 이어지는 교통, 에너지, 전력 인프라 구축 사업)을 위해서는 미얀마 군정을 통한 정국 안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들이 미얀마에서 추진 중이었던 대규모 랜드마크 프로젝트 재추진 등 기존 사업들의 정상화를 위해 군정과 협조가 필요하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보았다. 이러한 중국의 입장에 대해 The Diplomat는 중국 정부의 평가대로 군부가 미얀마 안정을 이룰 수 있는지는 두고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얀마–중국 주요 협력사업 잇따라 발표

4월 1일 미얀마-중국 외무장관 회담 이후부터 관영 언론은 군정의 발표를 바탕으로 미얀마-중국 간 주요 협력사업들을 계속 발표하기 시작했다. 4월 21일 군정 투자대외경제관계부 장관도 해외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중국이 추진하다가 사회환경적 이슈로 인해 중단됐던 대규모 수력 발전 프로젝트 재개를 거론했다.


4월 2일, 중-미얀마 국경 무역 시 위안화-짜트화 직거래를 위한 조정 회의 개최

‘4.3 조치’ 발표 하루 전인 4월 2일 미얀마와 중국 국경 무역 시 위안화와 짜트화 직거래를 위한 조정 회의가 네피도에서 개최됐다. CBM 탄 세 Than Swe 부총재가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위안화 결제 절차 및 가이드라인, 지정은행 및 위안화 계좌 관련 실무적인 논의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4.3 조치’ 발표 하루 전에 중국과 위안화 직거래 관련 회의가 열렸다는 것은 군정이 달러화 의존 비율을 낮추고 중국과 협력하여 위안화 위주 무역 체재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음이 분명하다.


중국-미얀마 간 송전선 건설 프로젝트 추진

앞서 언급한 4월 21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투자대외경제관계부 장관은 중국과 미얀마 국경을 통과하는 송전선 건설을 언급했다. 4월 1일 회담에서 왕이 외교부장이 중국과 미얀마가 국경을 연결하는 전력 공급망을 갖게 된다면 미얀마에 전력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아웅 나잉 우 장관은 왕이 부장의 발언에 대해 논평을 요구하는 인민일보 기자의 질문에 중국-미얀마 간 송전선 건설은 전력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바람직한 해법이며, 중국-미얀마 간 송전망 연결 프로젝트는 CMEC의 주요 사업으로 곧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단된 수력발전 프로젝트 재추진 가능성 언급

아웅 나잉 우 장관은 서구 NGO들이 중국의 지원으로 추진 중인 수력발전 프로젝트를 그동안 반대해 왔다고 언급하며 군정은 향후 수력 발전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추진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1월 24일 예와 수력발전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수력발전과 관련한 환경문제 제기는 정치적인 문제 제기와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력난에 봉착한 군정이 환경 파괴 이슈 등으로 인해 중단된 대규모 수력발전 프로젝트들을 중국 투자를 통해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수력발전 프로젝트 추진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높다. 로컬 Frontier는 4월 20일 자 기사를 통해 군정이 반대여론으로 인해 2017년부터 사업이 중단된 미쏘네 댐 프로젝트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수력발전 부문에 대한 중국 투자를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CMEC 건설 초기단계 사업으로 미린가잉 LNG 프로젝트 추진

로컬 Eleven Myanmar는 4월 24일 자 기사를 통해 군정이 중국-미얀마 경제 회랑 건설 초기단계 프로젝트로 총사업비 25억 달러 규모의 미린가잉 Mee Lin Gyaing LNG 발전 프로젝트 추진을 중국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에야와디 지방 미린가잉 일원에 추진 중인 LNG발전 프로젝트는 1,390MW 규모의 LNG 화력발전소, LNG 터미널, 양곤으로 연결되는 고압 송전선,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MIC는 2021년 5월 7일 정변 이후 최대 규모인 미린가잉 발전 프로젝트를 승인했으며 현재 설계 초기 단계로 2027년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사업 추진 컨소시엄은 미얀마 Supreme Group(지분 19%), 중국 Union Resources & Engineering Company(지분 41%), 중국 Yunnan Energy Investment(지분 39%), Zhefu Holding Group(지분 1%)로 구성되어 있다.


반군부 진영, 중국 투자시설 공격 가능성 경고

양국 간 외무부 장관회담에서 중국의 군정 지지 입장이 밝혀지자 반군부 단체들은 즉각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국민통합정부(NUG) 외교부는 미얀마 국민들은 군정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려는 중국의 입장에 반대하며 이러한 시도는 중국의 국제적 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558개 시민사회 정치단체들도 4월 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중국이 군정과 관계를 유지할 경우 미얀마 내 중국 투자시설이 반군부 저항세력의 표적이 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Irrawaddy는 4월 22일 자 기사를 통해 사가잉 지역 16개 반군부 단체가 살린지Salingyi 일원에서 중국기업이 운영 중인 레파다웅 Letpadaung, 사페타웅 Sapetaung, 쩨신타웅 Kyesintaung 구리광산 노동자들에 대해 5월 5일까지 작업을 중단하고 CDM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고, 해당 중국 기업들도 운영을 중단할 것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3개 구리 광산은 중국 Wanbao Mining과 그 자회사들이 군부재벌 MEC와 합작으로 운영 중인 광산이다. 2021년 11월 발표된 ’How Chinese Mining Investment Funds the Myanmar Military’에 따르면 중국이 운영 중인 미얀마 광산 운영 수익 중 7.25억 달러가 군정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중국이 군정에 대한 지지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중국-미얀마 협력 프로젝트들이 구체화될수록 미얀마 국민들의 반중 정서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중국으로 이어지는 석유가스관, 광산 개발사업, 인프라 시설 등에 대한 반군정 단체들의 공격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평가와 향후 전망

The Diplomat 은 4월 11일 자 기사를 통해 군정과 중국의 CMEC 프로젝트 재개 합의와 더불어 새로운 단계의 양국 간 협력 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향후 미얀마의 달러화 의존도를 줄이고 중국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과 관련한 기술협력, 미얀마 전자상거래 플랫폼 분야와 물류 분야 협력, 코로나19 백신 생산 등 의약품 분야 등이 미얀마-중국 간 새로운 협력 분야가 될 수 있으며, 미얀마와 중국의 협력 관계는 더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보았다.

미국의 영향권에 맞서 독자적인 영향권을 구축해 나가고자 하는 중국과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경제적 난관에 봉착하여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조력자가 필요한 미얀마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상황에서, 4월 1일 개최된 양국 간 외무장관 회담은 양국의 전방위 협력 관계를 분명히 하는 자리였다. 외환 강제 환전 조치라는 초유의 조치를 실시하기 직전 중국과 전방위 협력 강화를 약속한 것은 그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미얀마의 대중국 의존은 더욱 심화 확대될 것은 분명하다.

2019년 6월 China Today표지에 실리며 미얀마 국민들의 공분을 일으켰던 만달레이 궁전 사진이 양국 간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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