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현시점에서 군정이 가정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핵심 산업 분야는 전력산업과 전기차량 분야로 보인다. 관영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주요 산업 이슈 중 전력 분야와 전기차량 분야에 대한 보도는 단연코 으뜸이다. 미얀마 최대 축제인 띤잔(Thingyan) 기간에도 전력 공급을 극도로 제한할 수밖에 없었던 전력 부족 현실을 감안할 때 전력산업 분야 대책마련은 가장 시급한 이슈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안정적 전력 공급이 바탕이 되어야 할 전기차량 공급 정책을 현시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확대되고 있다.
가정용 전력뿐만 아니라 산업용 전력까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기차량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군정의 정책 방향은 아무래도 무리수인 듯하다. 로컬언론 Frontier Myanmar는 3월 23일 자 기사를 통해 군정의 전기차량 도입정책은 군사 정권의 경제 실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반 시민들에게는 현실적인 목표라기보다 열병 같은 꿈처럼 느껴진다고 보도하고 있다.
민 아웅 흘라잉 SAC 의장은 쿠데타 직후 전기차량 도입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2021년 2월 25일 개최된 SAC 회의에서 관련 부처들은 석유 수입을 줄이고 전기차량 생산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관영언론은 해당 발언을 간략히 보도했으나 이후 군정은 전기차량 도입 관련 정책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0월 25일 SAC 회의에서 SAC 의장은 더욱 강한 어조로 전기차량 도입 필요성에 대해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도시 지역에서 운행되는 모든 차량을 전기차량으로 바꾸는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아울러 정책이 수립되는 대로 전기차량 도입과 관련된 정책을 연도별로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용차와 버스를 전기차량으로 바꾸어 나갈 것이며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미얀마는 뒤처질 것이고 연료 비용 부담으로 인해 더욱 가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량 도입은 연료 수입 절감을 위한 것임을 밝힌 것이다.
유럽조차 전기차량 등 친환경 자동차 전환 목표 연도를 2035년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전력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사회 경제적 여건을 고려하면, 미얀마 도시에서 운행되는 모든 차량을 전기차량으로 바꾸겠다는 주장은 무모한 목표로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군정은 전기차량 도입을 위한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기 시작했다.
상무부는 2021년 6월 9일 전기 자동차 및 전기 이륜차 수입대책 회의를 통해, 해당 차량 수입 촉진을 위해 전기차량 수입세율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상무부 차관은 전기차량의 수입을 허용했지만 수입량은 극히 적었다고 언급하며 전기차량 수입 촉진 방안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2021년까지는 전기차량 수입에 대한 특별한 혜택 없이 일반 차량 수입 기준이 적용되었다.
2021년 11월 25일, MIC는 ‘2016 미얀마 투자법’에 따른 우선투자대상 8개 분야에 전기차량 제조 분야를 포함시켰다. 이 당시 혜택을 받을 기업으로 일본 Nissan, 헝가리계 자본 투자를 받은 Green Power Myanmar, SKD(Semi Knock Down) 방식 전기차량 생산을 추진 중인 현지기업 Khaing Khaing Sangda, 싱가포르 투자기업 SC Auto 등이 거론된 바 있다.
관영 MITV는 2022년 4월 22일 산업부가 전기차량 생산운영에 관한 관계 부처 연합 정책 조정회의를 열고 SAC의 전기차량 신속 수입 지시에 따라, 전기차량 관련 부처별 구체적 업무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으며, 전기차량 분야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운영위원회와 실무위원회가 구성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22년 7월 관보에 2022년 6월 SAC 위원이자 국방부 장관 Mya Tun Oo를 위원장으로 하는 전기차량 및 연관산업 발전위원회 (National committee leading the development of electric vehicles and related businesses)가 구성되었다고 게재되었다. 이 위원회는 전기차량 보급을 위해 전기차량 통행료와 주차요금 면제, 쇼핑센터, 버스정류장, 주차시설에 충전소 설치, 차량을 위한 별도의 도로와 주차시설 건설 등을 검토하게 된다고 알려졌다.
전력부는 2022년 8월 31일 전기차량 충전소 설치와 관련하여 양곤-만달레이 고속도로 구간에 전기차량 충전소 설치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개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며 각 충전소는 50대의 전기차량을 충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치 기간은 2023년 1월 1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 12개월이다.
기획재정부는 2022년 11월 2일 ‘고시 제90/2022호’를 통해 해외에서 수입되는 BEVs(Battery Electric Vehicles)에 대한 관세가 면제된다고 전격 발표했다. CBU (Completely Built up/Units) 방식의 완성차 수입이나 CKD(complete knock down), SKD(semi knock down) 방식의 차량 수입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력부의 수입 승인을 받은 BEVs용 부품과 산업부의 수입 승인을 받은 BEVs용 예비 부품도 관세가 면제된다고 공지했다. 해당 고시는 2022년 11월 2일부터 2023년 3월 31일까지 유효하다. 기획재정부는 전기차량 사용자를 늘이고 전기차량 관련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상무부는 2022년 11월 11일 상무부 ‘명령 제62/2022호’를 통해 전기차량 수입 시범기간 동안 전기차량 수입 업체들이 준수해야 할 규정을 발표했다. 전기차량은 BEVs를 의미하며 전기자가용과 전기버스를 모두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자동차 전시장 운영 허가 없이 미얀마로 전기차량을 수입할 수 있는 기업은 DICA에 등록된 기업으로 한정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전기차량을 수입하고자 하는 기업은 전기차 브랜드별 구매 및 판매 계약서를 갖추고, 전기차량 수입에 필요한 보험, 예비부품 확보, AS 등에 관한 계획도 수립하도록 하였다. 자격요건을 갖춘 기업은 국가 전기차량 및 연관사업 발전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위원회에서 허가한 전기차량의 규격 및 수량에 한해 수입이 가능하며, 이 명령은 2023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유효하다고 명시했다.
전기차량 수입과 관련하여 군정 대변인은 2022년 11월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기차량 수입허가를 신청한 기업은 26개이며 그 당시까지 허가를 받은 업체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BEVs와 그 배터리에 대한 상업세 및 특수물품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한다고 밝히며 면세기한은 2022년 10월 1일부터 2023년 3월 31일까지라고 명시했다.
군정은 2023년을 전기차량 시범사업 추진 연도로 정하고 전기차량 수입에 관한 정책 실행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2023년 1월 24일 중국 전기차량 제조업체 BYD의 e2 40대가 Ywathagyi 내륙항에 도착한 것을 시작으로 군정은 양곤 지역에 전기차량 충전소 5곳을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양곤-만달레이 고속도로 5개 지점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이미 2022년 발표했다.
2023년 2월 15일, MIC는 ‘공고 제1/2023호’를 통해 ‘미얀마 투자법 섹션 43과 섹션 100(b)‘에 의거 전기차량 및 관련 활동을 투자 장려 부문으로 지정했다. 투자자는 ‘미얀마 투자법 섹션 77(a)’에 따라 건설 또는 투자 활동의 준비기간 동안 실제로 사용해야 하는 수입 기계, 장비, 기구, 기계 부품, 예비 부품 및 건설 자재에 대해 관세 또는 기타 세금 면제 혜택과 ‘미얀마 투자법 섹션 75(C)’에 따른 소득세 면제를 MIC에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3년 현재 일본 Nissan, 중국 HOZON Auto, NETA electric vehicles와 로컬기업 Khaing Kahing Sangda 등이 전기자동차를 조립 또는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23년 2월 21일, 상무부는 2023년 전기차량 시범 사업 기간 동안의 전기차량 수입에 관한 규칙을 발표했다. 전기차량을 수입하는 회사는 전시장 운영 면허를 보유해야 하며, 해당 면허가 없을 경우 국가 전기차량 및 연관산업 발전위원회의 허가를 받고 위원회가 정한 규칙, 표준 및 수입 할당량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해당 규칙은 배터리 전기차에만 적용되며 2023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시행된다고 밝히고 있다.
2023년 3월 25일, 건설부는 2023년 4월 1일부터 2025년 3월 31일까지 전기차량은 유료도로 통행료가 면제된다고 밝혔다. 전기차량은 BOT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양곤-만달레이 고속도로를 포함하여 전국의 모든 도로와 교량에서 통행료가 면제된다. 도로교통국(Department of Road Transport Administration)에 따르면 전기차량은 수입 차량에 부과되는 등록비도 면제된다.
국가 전기차량 및 연관산업 발전위원회 실무위원회는 2023년 3월 30일 제정된 연방세법(Union Tax Law)에 따라 2024년 3월 말까지 EVs에 대한 특별물품세가 면제된다고 밝혔다. 배터리 사용 전기 이륜 및 삼륜차, 부속품 및 배터리 충전 서비스를 포함한 BEVs에 대한 상업세와 특별물품세는 2023년 4월 1일부터 2024년 3월 31일까지 면제된다. 아울러 2022년 11월 2일 자 기획재정부 ‘고시 제90/2022호’에 따른 전기차량에 대한 관세 면제 조치 시한이 2023년 3월 31일로 만료됨에 따라 2023년 4월 1일부터 2024년 3월 31일까지 관세 면제 조치를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신규 등록된 EVs는 차량세 100%, 도시 진입료, 통행료, 중량 초과 적재에 따른 요금, 쇼룸 요금, 사업자 등록증, 숙박료, 재산세가 면제된다. 전기차량에 대해 각종 세금과 수수료 혜택이 총망라되어 있다.
2023년 4월 28일, 양곤지방정부(이하 YRG)는 양곤 호텔 및 쇼핑센터에 전기차량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양곤 지사는 4월 28일에 개최된 조정 회의에서 비즈니스 중심지인 양곤은 인구 밀도가 높기 때문에 교통량이 많은 지역에 충전소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23년 3월 19일 양곤 중앙역과 티리 밍갈라 청과물 시장 앞에 전기차량 충전소가 설치되었다.
2023년 5월 2일, 도로교통 관리국은 YRG와 협의를 통해 연간 약 10,000대의 전기차량 면허를 발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2023년 양곤시에서 택시를 운영하기 위해 시범 프로젝트 중에 수입이 허용되는 전기차량은 Form-D(택시 운행이 가능한 라이선스) 양식을 제출하지 않아도 양곤 면허 발급이 가능하다.
전기차량 조기 도입 및 보급을 위한 각종 혜택에 따라 사업자들이 전기차량 수입 및 관련 사업을 신청했지만 실제 허가를 받은 곳은 친 군부 기업들에 국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Frontier Myanmar는 군부와 연관 있는 기업들만 전기차량 수입 허가를 받고 있다며 지난 군사정부 시절의 정실 자본주의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3년 1월 1일부터 시작된 전기차량 시범사업 일환으로 상무부는 올해 승용차와 택시를 포함한 3,000대에 달하는 전기차량 수입을 허가했다. 그중 중국 BYD Auto가 생산한 40대의 전기차량이 최초로 1월에 미얀마에 도착했다. Chin Dwin Shan Construction이 수입한 30대 중 10대는 양곤 국제공항에서 택시로 사용될 예정이다. 나머지 10대는 NPK Motors가 수입했으며 네피도의 Thabyay-gon 시장에서 택시로 운행될 예정이다. MAMDA(Myanmar Automobile Manufacturers and Distributors Association)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량 수입을 신청한 26개 사 중 9개 회사가 수입을 허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Chin Dwin Shan Construction은 군정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며 MAMDA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는 Soe Tun이 이사로 재직 중인 Southeast Motor Myanmar가 설립한 회사로 알려진다. NPK Motors 회장인 Naing Phyo Kyaw는 미국과 캐나다 제재 리스트에 올라있는 민 아웅 흘라잉의 딸 Khin Thiri Thet Mon과 연결된 영화 제작회사 Seventh Sense의 공동 설립자이자 감독이다. NPK Motors는 3월 4일 네피도 Thabyay-gon 시장에 미얀마 최초의 전기차량 충전소를 설치했으며, 10대의 전기 택시를 운영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운영은 시작하지 않고 있다.
양곤지역 교통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양곤에서 정식 운영 중인 전기택시는 없으며, 택시용으로 수입된 차량들은 도로교통국으로부터 등록번호는 받았지만 아직 택시면허증이 발급되지 않았고 충전소도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3월 11일 양곤항을 통해 Essential Motor Co Ltd. 가 15대, Myanmar Grand Sirius Ltd.(MGS)가 38대를 수입했으며 3월 중순까지 112대의 전기차량이 추가로 수입되었다. JFM(Justice for Myanmar)에 따르면 MGS는 2020년 군부에 의료 장비를 기증했으며, 장갑차 공급 사업과 관련하여 군부와 접촉 중인 MoeZac의 모회사이다. MGS는 미얀마 전기차량 시장 진출을 위해 2020년 10월 10일 중국 전기차량 업체 Hozon Auto와 전략적 제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국경무역을 통해서도 전기차량이 수입되고 있다. Asia Pacific Automaker Corporation은 3월 3일 북샨주 국경도시 Muse를 통해 중국 Dongfeng의 전기차량 30대를 수입했다. Earth Group of Companies의 자회사인 Earth Renewable Energy(ERE)는 Hteedan 항을 통해 BYD의 전기차량 19대를 수입했다. Earth Group of Companies의 CEO는 미국, 영국, EU의 제재를 받은 바 있는 Tay Za의 처제인 Khine Zaw이다.
MANDALAMIN Transport Co Ltd(MTC)는 미얀마 최초로 양곤, 네피도, 만달레이를 연결하는 고속버스 노선에 전기차량을 운영할 계획이다. 전기버스 8대를 발주했으며 2대는 2023년 6월 미얀마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전 독재자 Ne Win의 손자인 Kyaw Ne Win이 소유한 회사 Omni Focus와 군부 소유 Bandula Transport Co도 양곤 지역에서 전기 노선버스를 운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Irrawaddy는 1월 31일 자 기사에 따르면 두 회사는 양곤지역 전기 노선버스를 각각 50대 운행할 계획이며 Omni Focus는 상무부로부터 전기버스와 전기택시 200대를 수입 허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Omni Focus는 양곤 공항-양곤 시내 주요 지역을 운행하는 노선에 전기버스를 도입할 계획이며, Bandula Transport Co는 YBS 노선버스와 장거리 버스를 운행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면세 혜택 대상인 충전기 수입도 특정 회사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3월 7일, Asia Pacific Automaker Corporation이 중국에서 60kW EV 충전기 10대를 수입했으며, MGS도 중국에서 제조된 60kW 충전기를 수입하여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hindwin Shan Co. Ltd도 2023년 2월 21일 EV용 가전용 충전기 7kW GB AC 5개를 수입했으며, 2.5kW 충전기도 수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군정은 2023년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네피도 지방의회, 고속도로 버스 터미널, 시내버스 터미널, 톨게이트, 양곤 국제공항 등 주요 지역에 150개소의 EVs 충전소가 건설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기차량 충전기를 수입하여 설치하고 있는 기업들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모두 전기차량 수입 허가를 받은 기업들이다.
Frontier Myanmar는 이러한 친 군부 기업들이 전기차량 사업에 뛰어든 것은 당장의 이익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군사 정권의 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전기차량 보급 문제는 결국 미얀마 전력 공급문제로 귀결된다. 극심한 전력 부족상황에서 과연 전기차량 보급이 안정적으로 실행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은 누구나 가질 수밖에 없다.
양곤전력공급공사(YESC)는 지난 4월 18일 양곤지역은 매일 8시간씩 정전을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YESC는 이미 2022년 12월부터 지역별로 오전 5시~9시, 오전 9시~오후 1시, 오후 1시~오후 5시, 오후 5시~오후 9시 등 4개 시간대로 순환 정전을 실시해 오고 있고, 산업단지에도 ‘공식적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전기를 공급해 왔다. 4월부터 양곤지역 정전 단행 시간을 8시간으로 2배 늘린 것이다. 경제 수도이며 미얀마에서 그나마 전력 사정이 가장 좋은 편에 속하는 양곤 일원이 최소 하루 8시간씩 정전된다는 것은 건기 막바지에 댐 수위가 낮아진 것을 감안하더라도 미얀마의 전력 사정이 극도로 악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로 현재 일부 산업단지별로 산업용 전기세 인상 ‘협의’도 진행 중이다.
전력부 장관 Thaung Han은 4월 19일 발전소 관계자들과 회의 석상에서 발전과 전력 소비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 전력 수요에 대한 규제와 분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전력 공급이 충분치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공급을 제한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미얀마 전력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Fitch Soiutions는 Myanmar Power Report를 통해 단기 예측에 따른 2023년 발전량은 20.6TW로 2022년 대비 1.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2019년도 발전량 25.2 TWh에 비해 현저히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전력 소비도 2023년에는 2022년 대비 1.2% 증가한 16.8 TWh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발전량 대비 소비량이 비록 적지만 송배전 부문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 가스 파이프 라인 손실로 전력 손실 비율이 높아 전력부족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얀마 전력 공급은 특히 건기에 전체 발전량의 46%를 담당하는 수력발전소 가동이 어려워지는 특징이 있다.
군정 자료에 따르면 2021년까지 미얀마 일일 평균 발전량은 3,700MW 수준이었다. 2021년 10월의 일일 평균 발전량은 3,711MW였으나 2022년 3월의 일일 평균 발전량은 2,665MW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0%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쿠데타 이후 연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LNG 발전소 건설 및 가동이 중단되는 등 외국자본에 의한 가스화력 발전소 투자가 어려워진 것이 발전량 부족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군정은 발전 부족분을 비교적 조기 설치가 가능한 태양광 발전을 통해 충족시키고자 하고 있으며, 중국이 투자하는 수력 발전 프로젝트를 조기에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군정은 태양광 설비에 대해 면세 조치하고 민간에서 설치한 태양광 발전 잉여 전력을 구입하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전력 부족분을 채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가동까지 요원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 미얀마 발전원별 발전량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량 보급 정책 성패는 결국 정부가 충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달려있다. SAC 의장이 연료 수입 절감을 명분으로 추진한 전기차량 보급 정책이 가뜩이나 비싸고 부족한 디젤을 사용해야 하는 발전기를 통해 충전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봉착할 수도 있다.
평가와 전망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속에서 기존 투자 기업 철수와 신규 외국 자본 투자 부재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전력 부문에 대한 외국인 신규 투자 중단 영향은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군정은 국제 연료 가격 상승과 짜트화 급락이라는 이중고를 돌파해 나갈 새로운 동력으로 전기차량 도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군정 또한 전기차량 보급을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 구축이 선결 조건임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단순 계산으로 대당 최소 4시간 이상 소요되는 충전시간을 고려하면, 군정이 신설 예정이라고 밝힌 충전소 150개소를 양곤에 모두 설치한다고 해도 양곤에서 등록 허용 예정인 전기차량 10,000대를 충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내연기관 차량에서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그러나 지금 미얀마에 가장 시급한 것은 전기차량 도입이 아니라 발전부문 투자를 통한 ‘비교적’ 원활한 전력 공급이다. 지금 군정의 전기차량 보급 정책은 아무리 생각해도 연목구어(緣木求魚)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