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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늘 조용한 틈이 있다.
사람에게 상처 받는 건 너무 쉬운데,
결국 나를 다시 일으켜 주는 것도 사람이라는 걸.
말 한마디가 오래 남을 때가 있다.
무심하게 던진 말이 마음 한가운데를 긁어 놓기도 하고,
어떤 날에는 그저 “괜찮아”라는 말이
생각보다 큰 힘이 된다.
함께 있는 자리에선 별말 없이도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손끝이 조금 떨리는 걸 보고,
상대가 컵을 두 손으로 감싸 쥔 걸 보고
‘이 사람도 두려운 게 있구나’ 하고 문득 느낀다.
그러면서도 서로에게
‘여기 있어도 된다’는 공기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관계가 단순하면 좋겠다 싶을 때가 있다.
함께 있고 싶으니까 있는 거고,
조금이라도 신뢰할 수 있으니까 시간을 주는 거고.
그 시간 속에서
각자 말하지 못한 고민들이
살짝 얼굴을 비추기도 한다.
사람과 시간을 나눈다는 건
내 시간을 내어 주는 일이다.
그리고 상대의 시간도 나에게 오는 일이다.
아무렇지 않아 보이지만
실은 꽤 큰 마음을 내어야 하는 일.
서로의 시간을 소중하게 다룬다는 건
결국 서로를 조금 더 조심히 바라보는 일이다.
아주 가까이 다가갈 수도 있지만,
적당히 거리를 남겨두는 법도 배워야 한다.
내가 다 알 수 없는 마음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상대의 다치기 쉬운 부분을 너무 세게 누르지 않으려고 애쓰는 일.
결국 사람 때문에 상처받기도 하고
사람 덕분에 조금 괜찮아지기도 한다.
그 사이를 오가며
우리는 서로를 알아보고,
조금씩 배우는 것 같다.
그걸 잊지 않으려고,
오늘도 누군가의 말을 조금 더 잘 듣는다.
내 말도 너무 쉽게 던지지 않으려고 한다.
함께 있는 이 시간이
괜히 소중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