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여야 산다

운동도 일상처럼, 틈새 공략으로 충분하다

by 루아나

새해가 되면 올해는 기필코 운동루틴을 만들겠다며 나처럼 굳센 각오로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며칠 지나면 몸 여기저기가 아프거나 바쁜 일이 생겨 운동을 거르게 된다. 몇 번 운동을 건너뛰면 운동하겠다는 처음 결심마저 희미해진다.

<리커버 바디 챌린지>에서는 중강도 운동을 일주일에 150분 이상 권장했다. 중강도 운동이란 노래는 부를 수 없으나 옆 사람과 말할 수 있는 강도로 운동하는데 빨리 걷기나 슬로우 조깅이 대표적이다.

나는 인터벌 운동으로 시작했다. 달리기 앱을 켜고 일정한 간격으로 달리기와 걷기를 반복했다. 이렇게 하면 중강도 운동과 유사한 효과를 얻는다. 바로 심박수가 최대 심박수의 60~70%가 되는 존투(zone2) 운동이다. 최대 심박수는 220에서 본인 나이를 빼면 된다.

일주일 정도 달리기와 뛰기를 반복하니 왼쪽 무릎이 시큰거렸다. 둘째 아이를 유치원에 등원시키고 아파트 뒷길에서 뛰곤 했는데 경사가 얕은 언덕길이었다. 아무래도 언덕길을 뛰어 내려올 때 무릎에 무리가 간 것 같았다. 달리기할 때 발은 어떻게 착지할지, 운동 전후 스트레칭은 어떻게 하는지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무릎 통증 때문에 계속 뛰기는 어려워 달리기는 며칠 쉬기로 했다. 일상에 치여 살다 보니 며칠이 한 달이 되고 어느새 몇 달이 훅 지나 버렸다.

헬스장에서 PT를 받거나 돈을 써야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리커버바디챌린지>를 진행해 보니 운동에 관한 생각도 개인마다 다양함을 알 수 있었다. 챌린지에 참석한 한 분은 40대 워킹맘이었는데 직업상 움직임이 많아 하루 걸음이 2만 보가 넘었다. 하지만 그녀는 체중이 생각만큼 빠지지 않는다며 초조해했고 이를 채우기 위해 새벽 시간에 조깅을 시작했다.

생활습관의학에서 운동은 신체활동(Physical activity)이다. 권장하는 운동량은 일주일 동안 중강도 운동 150분~300분 또는 고강도 운동 75분~150분이다. 식생활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운동만 열심히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운동을 많이 한다고 무조건 건강에 유익하지는 않다. 연구에 따르면 주당 신체활동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사망할 위험은 감소하지만, 운동량이 특정 임계점을 넘으면 더 이상 추가적인 이익은 없었다.(각주 1) 오히려 과도한 운동으로 부상의 위험만 증가했다.


현실적으로 운동하기

운동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면 내 생활에서 움직임을 늘릴 수 있는 틈새를 찾아보는 게 어떨까?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앉아 있는 습관이 흡연과 같다고 입을 모은다. <리커버바디챌린지>를 진행하면서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운동을 찾아보았다. 그중 계단 오르기는 가성비 운동이다. 챌린지 참여자 중 한 분은 챌린지를 시작할 때 비만 2단계였는데 평소에 집밖에 잘 나가지 않는 분이었다. 이분은 수시로 재발하는 허리디스크로 고생하고 있었고 무릎 상태도 좋지 않아 스쾃 같은 하체 근육 운동도 힘든 상태였다. 챌린지 초기에 이분은 매일 한 시간 정도 집 근처 야트막한 등산로를 걷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약간이라도 경사를 만나면 몇 번이나 쉬어야 겨우 걸을 수 있었다. 석 달이 지나자, 한 시간 정도의 등산길을 가뿐히 걷게 되었다. 반년 후에는 슬로우 조깅을 시작했다. 슬로우 조깅은 일반 조깅보다 느린 속도와 작은 보폭으로 달리는 운동이다. 빨리 걷기보다 운동량이 많고 근 기능과 체력 유지에 도움이 되며 노인에게도 부담 없는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각주 2) 1년이 지금 지난 지금도 그녀는 운동을 습관화하여 감량한 체중을 유지 중이다.

적당한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꾸준한 운동은 뇌를 바꾼다. 우리의 뇌는 움직임을 좋아한다. 신체활동을 하면 뇌에서 뇌신경 성장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가 분비된다. BDNF는 뇌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손상된 세포를 복구하며 인지 기능 개선, 노화 방지, 신경계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4.뇌운동.png 뇌는 운동을 좋아한다. AI generated image.

집중해서 공부하기 전에 반드시 신체활동을 하는 지인이 있다. 뇌에서 학습 및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는 신체활동 시간 동안 성장한다. 운동을 통해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이 방출되면 집중력도 좋아진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중고등학생들 심지어 초등학생들조차 신체활동 시간을 줄이려는 사회풍토는 어리석기 짝이 없다. 앉아서 학습하는 시간만 늘리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다.

나는 몇 년 전부터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맨발 걷기를 한다. 우연한 기회에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1일 체험행사에 참여했다. 맨발 걷기 방법을 배우고 호숫가를 같이 걸었다. 1시간 정도 걸었을 뿐인데 온몸의 컨디션이 좋아지고 날아갈 듯한 기분이 들어 신기했다. 이후 몸이 아주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생기면 종종 맨발 걷기를 한다. 이를 위해 병원에서 파상풍 예방 주사도 맞았다.

누구랄 것 없이 운동하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뇌에서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엔도르핀은 몸의 통증을 줄인다. 운동을 하면 뇌로 가는 혈류가 증가하는데 이에 따라 뇌에 쌓여 있는 노폐물도 더 빠르게 제거된다.

모든 사람이 맨발 걷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몸 상태에 따라 맨발 걷기가 해로울 수도 있다. 맨발 걷기는 신발을 신고 걷는 것보다 무릎 관절에 충격이 더 전달되므로 관절염이 있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또한 당뇨가 있어 발에 나는 상처를 조심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신발이나 양말을 신고 걷기를 추천한다.

나의 현재 몸 상태와 상황을 고려하여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신체활동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아침에 일어나서 체조하기, 점심 먹고 산책하기, 집에 들어올 때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등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신체활동이 생각보다 많다.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라면 의자에서 까치발 운동이라도 하는 게 좋다. 지인 중에는 아침에 출근할 때 걷는 시간을 늘리려고 일부러 차를 근무지로부터 멀리 주차하는 사람도 있다. 너무 바빠서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다. 일상에서 신체활동을 늘릴 틈새부터 찾아보자.


<각주>

1. Moore, Steven C., et al. "Leisure time physical activity of moderate to vigorous intensity and mortality: a large pooled cohort analysis." PLoS medicine 9.11 (2012): e1001335.

2. Ikenaga, Masahiro, et al. "Effects of a 12-week, short-interval, intermittent, low-intensity, slow-jogging program on skeletal muscle, fat infiltration, and fitness in older adults: randomized controlled trial." European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 117.1 (2017):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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