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오후, 나는 창을 열었네

by 윤성

꽈악- 닫힌 창 밖으로

여름이 오는 줄을

몰랐어

비가 내리는 줄도 몰랐어


문득

소리 없이 내리는 여름의 소리를 들으려

그 오후,

나는 창을 열었네


쏴아-

빗소리가 집 안으로 들어왔지

가슴 한 가득

청량한 여름 소리가 들이쳤지 그제야

숨이

쉬어졌어


손을 내밀자,

투둑투둑

손바닥 가득 빗물이 떨어져

주름진 손바닥 가득 여름이 채워져


처음 만난 비였다


매년 여름마다 비는 왔지만

같은 비는 없었어

똑같은 비는

단 한 번도 없었어


그 오후,

나는 창을 열었네


처음 만난 비가

처음 만난 여름이

나를

다시 숨 쉬게 했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여름 저녁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