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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향기 Aug 19. 2023

마음에 묻어둔 안부를 전합니다

향기로나마 당신께 닿기를




안부를 잘 지 않는다. 친구들이 잘 지내는지 문득 궁금하다가도 '잘 지내고 있겠지...잘 지낼거야..' 마음으로만 속삭인다.


가족도 예외는 아니다. 양가 부모님과도 용건이 있을 때만 연락을 주고 받는다. 친정 아버지께서는 가끔 안부 전화를 주시는데 친정 어머니께서는 김치나 채소를 보내주냐고 물으실 때나 연락을 신다. 아마도 나는 엄마를 닮은 것 같다.


시어머니께서는 시누이와 하루에도 여러번 통화를 하시는데 나에게는 일이 있을때만 연락을 하신다. 엄마와 딸 같은 살가운 고부사이를 바라셨지만 며느리 성향을 알고나서 마음을 접으신  같. 시아버지께 전화드리는 건 연례행사와도 같다. 참 무심한 딸이자 며느리이다.


직장살이에 나의 무심한 성향은 빗나가지 않는다. 하하호호 웃으며 지낸 동료와 이별할 때 자주 연락하겠다고 해놓고선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이제는 함께 근무할 때 잘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다음에 꼭 보자는 말도 아껴쓴다.


혼자서 산책을 할 때 노래를 듣거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는다. 어떤이는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걷는다고 하던데, 나는 누군가를 떠올리기만 할 뿐이다. 대체로 나 자신과 대화를 하며 걷는다.


그나마 관계가 유지되는 건 단체톡으로 가족과 친구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굳이 안부를 안 물어도 어느 누군가 운을 떼면 소식을 주고 받을 기회가 열린다. 남편이 안부를 묻는 성향이라 부부가 함께 연결된 관계는 남편에게 묻어가며 유지가 된다.


매해 목표 중 하나는 안부전화 잘하기이다. 주위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지만 늘 목표로만 그치고 만다. 글월로 안부를 묻는 시대에 살았어야 했나보다. 나에게 일방통행처럼 연락을 주는 가족과 친구에게 늘 감사할 따름다.


살면서 고마운 분들께, 함께 추억을 나눈 분들께, 마음에 묻어둔 안부를 전하고 싶다.




"안부를 묻지 않아서 죄송해요. 당신이 자주 떠올랐고 그때마다 당신 삶이 편안하길 바랬습니다. 제 마음이 향기로나마 당신께 닿길 바래요. 늘 행복이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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