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연작시 2편
가을의 햇살은
빗살무늬 그물을 투망해
젖어있는 물빛 이야기들을 건져
볕에 내다 말린다.
먼 길을 돌다온 지친 바람이
느티나무의 가지 끝에 잠시 머물다
서로를 감싸며 온기를 나누다가
소리 없이 떠나가 버린 이야기,
마을 어귀를 지키며
긴 세월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면서
그늘이 되어 주고
쉼터가 되어 주고
숨터가 되어 주던
느티나무 이야기,
떠나간 이야기도
머무른 이야기도
생의 여정 속에 펼쳐진 각자 생의 발자취다.
머무름과 떠남은
누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마음결따라 움직이는 것이리라.
나도 안다.
떠나간 것들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조용히 나를 빚었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은
고슬고슬 마른 가을의 결을 따라
나를 말리고
내 이야기를 펼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