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의 숲

치유. 회복의 감성 테마시

by 정하

회복의 숲


우리가 걸어온 길은

자취마다 눈부신 흔적으로 남아

빛이 닿을 때마다

나지막한 언어의 연기를 피워 올린다.


숨 가쁘게 디뎠던 발걸음 속에는

뜨거웠던 생의 열기가 깃들어 있고,


무력감으로 걷던 길가에는

대롱대롱 매달린 한숨들이 있었지만

그 한숨은

결국 우리에게 겸허한 미소를 가르쳐 주었다.


우리가 걸어온 모든 길은

우리에게 호흡하는 법도 가르쳤다.

길게 숨을 내쉬기도,

조심스레 들이마시기도 하며

흩어진 마음결을

다시 고르게 정리하는 법도.


하루 끝에서

숨을 고르게 내쉴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삶은

조용한 기쁨으로 반짝인다.


이제 우리는

삶의 편린을

등에 지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숲의 그늘과 빛으로 바꾸는 사람.


우리의 글은 스스로를 치유하고

그 치유는 다시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담담하고 나지막하게,

진실한 문장들이 즐비한

회복의 숲 어귀에서

사각사각,

새로운 날들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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