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득하게 후회만 쌓여간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무언갈 계속 짊어진다는 것이고, 그것은 대부분 후회다. 역설적이게도 시간은 앞으로 향하는데 인간은 주로 뒤를 바라보며 산다. 그리고 뒤로 걷기가 불안한 만큼 과거를 향해 시선을 고정시키고 살아간다는 건 위험에 스스로 발 담그는 셈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멈출 수 없는 건 본능과 비슷한 무언가에 의해서다.
따져보면 인간만이 뒤를 바라본다. 아귀가 맞지 않은 톱니바퀴 한쌍,
나와 세상,
인간과 세상,
그만두지도 못하는 이 자해행위는 우릴 너무나 어리석게 만든다. 어리석은 모양도 사람마다 너무 다채로워서 무어라 단정할 수조차 없다. 또, 나를 모질게 달래도 소용없다.
단지 하루하루 쌓여가는 후회와,
후회하는 어리석은 내 모습에 대한 후회와,
그 모습에 또다시 후회하는 나.
이 정도 불가항력이 존재한다는 건 어쩌면 세상에 신들도 실존할 수 있을 거란 의심을 하게 만든다. 인간의 후회가 그득하게 쌓여 만들어진 어리석은 신.
어쩌면 우린 후회와 과거로부터 쫓기며 살아가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