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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꽃 Apr 05. 2024

네잎클로버

- 간절하면 이루어진다!

나는 네잎클로버를 잘 찾는다.

몇 년 전,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인데도 내 마음은 이유 없이 갈팡질팡하고 우울하고

힘든 때가 있었다. 원인을 딱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었지만 안팎으로 스트레스도 가득

했던 것 같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귀찮고 점점 내 자신이 작아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무엇인가 새로운 변화와 도전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될 쯤, 우연히 길가에 초록빛 가득한 클로버들을 보게 되었다. 

학창시절, 몇몇 친구들은 잘 찾아내는 네잎클로버를 나는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없어서 ‘나에게 이런 행운은 없나 보다’ 하고 쉽게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번

에는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나를 낮추고 정성스럽게 하나씩 훑으며 찾아보았다. 

혹시나 하고 의심하면서도 ‘두드리면 열릴 것이고 간절하면 이루어진다’ 라는 명언을 되새기며 최대한 집중해서 찾았는데 “짜짠~!” 어느 순간 정말 네잎이 확실한 예쁜 클로버가 내 앞에도 나타났다. 작고 앙증맞은 행운의 마스코트가 보이다니 ‘이젠 나에게도 꽃길이 열리려나?’ 하고 살짝 기대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일부러라도 '나의 운명에 도전한다'는 각오?로 아파트 근처에 있는 공원을 틈만 나면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산책 겸 길을 걷다가도 주변에 클로버가 있는지 확인하게 되고 중독처럼 더 열심히 찾게 되었다.

전에는 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클로버들을 비교 해 보니 잎 모양이 참 다양했다. 

동그란 모양, 길쭉한 모양, 잎 위에 하얀 선이 그려진 모양 등. 처음에는 약간 기형이

거나 못생겨도 찾기만 하면 기쁘고 좋았는데, 벌써 초심이 변했는지 좀 더 예쁘고 불량?이 아닌 것들을 찾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처음에 네잎클로버를 발견했을 때는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고 마냥 기분이 좋았는데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잘 찾을 수 있어서 또 하나의 취미처럼 단순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도 일곱잎 클로버를 발견했을 때에는 뭔가 특별한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대감과 함께 기분 좋은 날을 보낼 수 있었다. 


네잎클로버를 찾을 때 꿀팁을 말하자면, 

첫째, 우선 네잎클로버를 찾을 만한 충분한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마음이 급하

거나 힘들어하면 네잎클로버도 꼭꼭 숨는다.   

둘째, 클로버가 밀집된 곳을 찾는다. 클로버가 많을수록 네잎클로버가 있을 확률도 

높다.  

셋째, 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숫자를 하나씩 헤아리듯 눈을 맞추며 들여다 봐야 한다.  

이렇게 하면 아무리 초보?여도 잘 찾을 수 있다. 또한 네잎클로버 한 개를 발견하면 

보통 그 주변에서 여러 개를 찾을 수 있는 즐거움이 찾아오기도 한다. 클로버는 줄기

식물이라서 같은 줄기에 돌연변이 형제가 여럿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운 좋으면 네잎 뿐만 아니라 다섯잎, 여섯잎, 일곱잎 클로버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 여덟잎 클로버도 있겠지?! 


사실 클로버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토끼풀을 말한다. 토끼가 잘 먹어서 그렇게 부른다는 설도 있고 어렸을 때 꽃반지나 꽃시계 한번쯤은 만들어 봤거나 선물 해봤을 하얀 꽃이 토끼 꼬리와 비슷하게 생겨서 그렇게 부른다는 설도 있다. 나는 후자에 한표!

보통, 네잎클로버는 “행운”을 뜻하고 세잎클로버는 “행복”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원래 클로버의 꽃말이 약속, 행운, 평화이다. 따라서 잎의 수와 상관없이 클로버 자체가 행운을 의미하는데 단지 돌연변이가 섞여 더 특이한 것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 


네잎클로버를 찾기 위해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옆에 있는 세잎클로버를 밟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을 두고 ‘멀리 있는 행운을 찾기 위해 주변에 있는 행복을 밟는다(놓친다)’ 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맞는 말인 것 같다. 내 경우만 보더라도 그동안 보이지도 않는 행운을 쫒기 위해 주변에 있는 평범한 일상을 소홀히 하고 하루하루 아무 탈 없이 잘 

지내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 인지를 스스로 잊고 있었다. 

최근에는 클로버를 예쁘게 코팅해서 나만의 즐거움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누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조금은 고생되어도 상대방이 좋아하고 행운을 함께 나누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즐거움이 배가 되는 것 같다.

앞으로 네잎클로버 찾을 때 세잎클로버가 다치지 않도록 더 조심조심 신경을 써야

겠다.   


이제는 어디를 가든지 일단 토끼풀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길을 가다가도 뒤돌아서 네잎클로버를 찾는게 습관이 되었다. 처음엔 나에게 행운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찾았지만 지금은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며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함께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더해졌다. 

점점 나이가 들면서 나만 잘 살아서는 잘 사는게 아니고 주변 사람들과 어우러져 잘 

살아야 나 또한 마음 편히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 모두 평범한 일상 속에서 네잎클로버 하나씩 찾아보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 보길 바라며 서로 무탈하게 잘 살면 좋겠다. 


따스한 봄날 햇살 받으며 얼굴 내밀기 시작한 네잎클로버 사냥을 슬슬 시작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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