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고요히 잠든 어스름한 새벽
매번 비슷한 시각에 잠이 깬다
그대로 눈을 감고 졸음을 붙잡아보지만
이미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옆지기의 코고는 소리에 섞여
꿈틀꿈틀 쓸데없는 사념이 자리를 잡는다
탁상시계가 내비추는 어슴푸레한 그림자 속에
적막한 방안의 공기마저 진하게 내려앉았다
나의 시선을 유혹하는 바깥풍경에 살짝 기대어
맑은 밤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별들을 헤아려본다
지친 어둠을 힘겹게 지켜내는 불빛들을 위로한다
무거운 눈꺼풀을 내리감고 분주한 생각을 내쫓는다
냥이의 쯥쯥이 소리가 어두운 침묵을 깨운다
잡동사니 생각들이 어지럽게 머무른다
말짱한 정신을 토닥토닥 다독인다
잠이 온다, 잠이 온다... 주문을 걸어본다
흐릿한 잠결의 방황을 꼼짝없이 지켜 보다
한번, 또 한번 시간을 확인한다
결국 깊은 수면을 유혹하기 위해 조명등을 켠다
게슴츠레하게 눈을 뜨고 작은 글씨를 담는다
어설픈 나른함이 바싹 다가왔음을 느끼며
슬며시 책을 덮는다
금새 달아날까봐 조심스럽게 불을 끄고
이마까지 이불을 끌어 올린다
온몸에 힘을 빼고 군더더기 생각을 밀어낸다
수면에 집중할수록 주변 소리가 선명하다
미세하게 들리는 생활 소음들...
몽롱한 정신으로 꿈을 부른다
한참을 뒤척이다 잠이 드는가 싶더니
비몽사몽간에 날이 밝았다
불면의 시간속에서 오늘도 잠을 놓쳤다
남은 것은 진한 다크써클과 피곤함 한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