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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꽃 Aug 19. 2024

태극기 휘날리며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오늘은 광복절!

아침에 바쁜 일이 있어 깜빡 잊고 있다가 조금 늦게 태극기를 달았다. 

시골에서는 집집마다 너도나도 태극기를 달았었는데 아파트 주변을 둘러보니 태극기를 게양한 집이 열손가락 안에 들 정도였다. 태극기를 달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나라와 역사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어쩌다 한 가구씩 태극기가 펄럭이는 것이 보이면 잘 모르는 이웃이지만 반가움과 함께 동질감이 느껴졌다.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하늘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입니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펄럭입니다~♬


태극기를 볼 때마다 자주 불렀던 동요 중 하나이다. 

지금도 가끔 바람에 휘날리는 태극기를 볼 때면 자주 흥얼거리기도 한다. 

어렸을 적, 내가 살던 기와집 마루 중앙에는 내 키만한 길쭉한 거울이 매달려 있었는데 아래쪽에 연중 기념일(삼일절, 석가탄신일, 현충일,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크리스마스 등)이 빨간 색으로 적혀 있었다.

태극기 다는 날, 집안 구석 캐비닛 위에 세월만큼이나 먼지가 가득 쌓인 다 낡은 박스를 꺼내어 고이 접혀있는 하얀 태극기를 곱게 펴서 대문 앞에 자랑스럽게 걸어 두는 일은 언제나 나의 몫이었다. 

학교에서도 국경일이 될 쯤이면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기념일 노래를 따라 불렀었고 미술시간에는 반공 포스터를 열심히 만들었던 기억도 있다. 

또한 생각지도 못한 빨간 휴일날, 친구들과 동네를 주름잡으며 숨박꼭질을 하다가도 오전 10시가 되어 마을 회관 스피커에서 싸이렌이 크게 울리면 차렷 자세로 서서 묵념도 했었다. 


50이 넘은 지금도 가끔 머릿속에 맴도는 국경일 노래가 있는데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 6.25 노래 >

아아 잊으랴 어쩌우리 이날을
조국을 원수들이 짓 밟아 오던날을
맨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발을 굴러 땅을치며 의분에 떤날을~~~


<광복절 노래>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이 사십 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길이 길이 지키세 길이 길이 지키세~~~


고등학교를 타 지역에서 다니고 결혼을 하고 집이 생길 때까지 태극기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단순히 빨간 날이어서 아무 생각없이 쉴 생각만 했던 나 자신부터 반성하며 먼저 태극기를 샀다. 애국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로이 하고 아이들에게도 국기 게양에 관한 교육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에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여전히 태극기 게양하는 일은 빼놓지 않는다. 

또한 나의 직업이 공무원이기 때문에 국민의례를 할 때 묵념 할 기회가 자주 있는데 그 때마다 이렇게 좋은 세상에 살 수 있도록 희생 해 주신 분들게 잠깐이나마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


요즘 사람들은 국기를 왜 달아야 하는지 오히려 반문한다고 한다. 

생각의 차이인걸까? 그도 아니면 세대 차이인가? 

예전에 비해 애국에 대한 의미가 많이 퇴색된 것 같아 안타깝다. 

이렇게 말하는 것 조차도 '라떼의 꼰대이야기?' 인가 싶어 조심스럽기도 하다.

물론 교육의 방향도 많이 바뀌고 시대가 많이 변하였으나 짧은 순간이라도 나라를 위해 희생 해 주신 분들을 기리며 국기를 게양하는 일은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그리운 가족을 등지고 후손들이 아름다운 이 땅위에 존재할 수 있도록 피와 땀과 목숨을 받쳐 헌신하신 선열들에게 이러한 기념일만이라도 감사하는 하나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애써 에둘러본다.


오늘은 겸사겸사 그동안 미뤄왔던 '영웅'이라는 창작 뮤지컬을 넷플릭스로 봤다.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다룬 내용의 뮤지컬인데 정성화, 김고은 등 탄탄한 배우들의 가창력과 뛰어난 연기력을 확인 할 수 있었고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한 숭고한 희생에 따른 진한 감동과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가슴 벅찬 영상들이 가득한 작품이었다. 

아직 보지 못한 분들에게 인간적인 모습의 독립운동가 안중근의 이야기가 담긴 뮤지컬 한편 추천하며 잔잔하게 남아 있는 여러 감정들을 소리없는 바람에 힘차게 펄럭이는 태극기에 살포시 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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