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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1세 아동사서로 산다는 것

미국 뉴저지의 한 공립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이민1세 아동사서의 자기 소개글

브런치의 첫 글이니 나에 대한 소개를 간단히 하겠습니다. 

저는 현재 미국 뉴저지의 한 공립도서관에서 아동사서로 근무하고 있어요. 

한국인 이민자들이 LA 다음으로 많은 뉴욕/뉴저지 지역의 도서관에서 근무함에도 상당히 희귀한 포지션입니다. 현재까지 제가 알고 있기론 뉴저지에선 제가 유일합니다. 미국 전체에서도 아직은 찾질 못했어요.

뉴저지 도서관으로 옮겨온지 3년차인데 그 전엔 뉴욕공립도서관 (네! 바로 여러분들이 아시는 그! New York Public Library입니다.)에서 근무했어요. 맨하탄, 브롱즈, 스태튼아일랜드에 92개의 브랜치를 가지고 있는 큰 규모의 도서관입니다. 미국에서는 국회도서관 다음으로 큰 규모이고요. 뉴욕공립도서관에서 근무하던 당시에도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아동사서였어요. (물론 한국계 아동사서가 한 분 계셨지만 이민1세로 한국어가 유창한 아동사서는 제가 유일했습니다. 이민 1세대 성인사서가 한 분 계시고요.) 


왜 이렇게 희귀한 포지션일까? 생각해보면 답은 간단합니다. 

이민1세로 영어가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 하기에 적당하지 않은 업종인거죠. 

유학을 왔다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서 취업을 하고 눌러앉은 많은 이민자들은 자신의 전문분야로 취업을 하고 영어는 업무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네이티브보다 영어가 조금 부족해도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경쟁력이 있으면 살아남는거죠. 아니면 아예 한국 이민자들을 상대로 하는 업종에서 종사할 수도 있겠지요. 

아동사서는 영어로 된 아동도서를 관리하고, 도서관 사용자에게 책들을 추천합니다. 추천해주려면 아동도서를 많이 읽어야겠죠. 남의 나라 언어로 된 동화책을 말이예요. 거기다 요즘의 도서관들은 단순히 책을 빌려주는 기관이 아닌 커뮤니티의 허브로 작용합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제공해야하는것은 기본이죠. 도서관이면 당연히 해야하는 스토리타임, 공작활동, 심지어 과학실험까지 한계가 없는 프로그램을 합니다. 이 모든 것을 영어로 해야하는데 당연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민1세가 잘할수있는 분야가 아니겠죠. 


그렇다고 제가 영어를 엄청 잘하는 것은 아니예요. 저는 한국에서 이공계 대학교를 졸업했어요. 물론 같은 과 친구들보다는 영어를 잘 했기에 미국으로 취업을 할 수는 있었지만 타고난 이과 체질이라 사실 언어감각이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니예요. 이민 기간을 어디 대놓고 말하기도 부끄러울만큼의 영어실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제가 다행히 짤리지 않고 아동사서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아주 재밋게요. 물론 아동사서 8년차임에도 영어스트레스는 여전히 저를 힘들게 하지만요.  


앞으로 브런치에서는 저의 아동사서로의 일상을 나누려고 합니다. 아동사서로서 신간 아동도서를 읽는 것은 의무입니다. 그렇게 읽은 아동도서의 추천도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혹, 도움이 될 수도 있으리라는 마음에 미국 도서관 취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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