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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의 20주년을 맞아 추천하는 책

올해로 9/11이 20주년이 되었네요. 당시의 충격과 슬픔은 20년이 지났어도 잊혀지기가 어렵습니다. 그러고보니 저도 미국에 오래 살았네요. 그날 저 멀리 연기가 자욱한 트윈타워를 보고 동료들과 옥상으로 올라갔고 빌딩이 무너지는 걸 내 눈으로 직접 보았습니다. 뉴욕은 슬픔에 잠겼고 오랫동안 회복하지 못했어요. 가족을 잃은 친구가 있었고, 드라마틱하게 죽음의 위기를 면한 분도 계셨어요. 지인 중 트윈타워로 출근을 하려는데 맨하탄으로 가는 지하철이 멈추어서 무슨 일이 생겼나 의아해했던 분도 계세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지하철에서 핸드폰이 안 터져서 영문도 모르고 몇 시간을 지하철에 갇혀 계셨던거죠. 그 날 하루 종일 모든게 멈춰서 맨하탄에서 퀸즈까지 몇 시간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신 분도 계세요.



오늘은 September 11 attacks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있는 동화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책의 모든 이미지는 amazon.com에서 가져왔음을 밝힙니다.




9/11 당시 건물과 함께 파묻혔다가 살아난 The Survivor Tree의 시선에서 9/11을 바라본 이야기를 담담히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림책이 아니라 넌픽션으로 분류한 것은 책의 뒷부분에 9/11 사건과 이 나무의 이야기가 자세히 서술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을 구조하던 정신없는 가운데 이 나무를 발견하고 다 타버린 나무를 Bronx에 있는 식물원으로 옮깁니다. 살아날 가능성이 희박한 이 나무를 잘 돌본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난 나무를 사건이 일어난지 9년 후 월드 트레이드 센터로 데리고 옵니다.


단지 작은 나무 한 그루에게 많은 정성을 쏟은 이유는 이 나무가 상징하는 회복과 재생의 메세지가 뉴요커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음에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방문하게 되면 이 나무를 찾아보고 싶네요.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9/11 이후 몇 번을 가 보았었어요. 원래 건물이 있던 자리인 Ground Zero에는 Memorial이 있어요. 희생된 3000여명의 이름이 새겨진 벽에서부터 지하로 물이 떨어지게 되어있어요. 그 자리에 있기만해도 엄숙해지는 공간입니다.


요즘 넌픽션들이 사진을 활용하는 전형적인 스타일에서 벗어나 일러스트레이션을 사용하는 책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습니다. 또한 정보의 전달에서도 벗어나 narrative (이야기의 서술) 방식으로 접근해서 흥미를 유발시킵니다. 이 책은 요즘 초등학생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는 넌픽션 책이네요.





뉴욕 타임즈에서 출판한 같은 제목의 책의 아동용 에디션입니다. 생생한 사진과 인터뷰를 통해 당시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려줍니다. 사건 당일 뿐 아니라 그 이후에 뉴요커들과 전 세계가 함께 슬퍼했던 모습과 9/11으로 인해 바뀐 국제 정세 및 국내 보안도 다룹니다.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자세히 다루는데 요즘 상황에 다시 읽으니 새롭네요.





9/11 때 활약했던 소방선인 John J. Harvey에 대한 그림책입니다. 1931년에 처음 출항한 John J. Harvey는 뉴욕에서 많은 활동을 하다가 1995년에 노후화로 은퇴를 하게 됩니다. 그러다 여러 사람들의 응원에 힘입어 대대적인 수리 후 다시 출항을 하게 되었는데요. 9/11 사건이 터졌을때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화재 진압에 크게 활약합니다.


그림과 글밥의 양만 보고 쉽게 판단해서 무시하기 딱 좋은 그림책입니다. 어른과 함께 읽으면서 토론을 할 수도 있을만큼 깊이가 있는 책인데 겉모양만 보고 오해받기 쉬운 책이에요. 작년 9/11때 초등 2-4학년들과 이 책으로 스토리타임을 했어요. 거의 한 시간 한거 같아요. 물론 그러러면 수업 준비를 많이 해야하긴 하지만요.


유화로 표현한 빌딩의 폭파 장면과 화재 진압 장면이 생동감이 넘칩니다. 당시 줄리아니 시장이 말했던 "We will all work together. We will not be broken."이 그대로 인용되어 있네요. 예전에 John J. Harvey에서 일했던 크루들이 사고 소식을 듣고 긴급하게 자신들의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장면도 인상적입니다. 슬픔과 어려움을 같이 나누고자하는 마음들이 모여 뉴욕이 다시 회복됨을 보여줍니다.





9/11에 대한 책은 아니지만 맨해튼에 대한 넌픽션 책 한권을 소개할께요. 몇 달전에 3-5학년 학생들과 함께 넌픽션 북클럽을 했던 책입니다. 위에 말한데로 요즘 유행하는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된 넌픽션 책입니다. 맨해튼의 역사에 대해 여러 항목 별로 자세히 쓰여있어요. 인디언에게서 $24불에 샀다는 유명한 이야기부터 도시가 어떻게 발전되었는지가 잘 설명되어있어요. 특별히 센트럴파크의 개발과 주변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들, 마천루까지 시대별로 자세히 설명되어있어요.


책 뒤의 Time Line과 참고자료가 상세하게 기록되어있어요. 타임 라인 페이지만도 한참을 읽을 수 있어요. 도시 건설이나 주요 법안 통과에 대한 타임라인도 있지만 "1787 첫번째 흑인 무료 학교 개원"나 "1865 보건부 창립" "1911 뉴욕 공립도서관 개원" 등도 언급해서 흥미롭습니다. 참고자료에는 Library of Congress와 New York Public Library의 digital collections이 언급되어있네요.


1835년의 대화재, 1888년의 눈폭풍, 2012년 태풍 Sandy 그리고 2001년의 9/11을 이겨내고 맨해튼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온 이민자들을 맞이하고 그들과 함께 다양한 문화를 공존하는 도시로 진화했습니다. 뉴저지에서 수차례 레쥬메를 넣었지만 받아주지 않았던 저를 Diversity 차원에서 받아준 NYPL의 정신이 곧 맨해튼 정신입니다. NYPL에서 진행하는 그 어떤 프로그램에도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지 않는 그래서 불법체류자라고 해도 무료로 영어를 배우고, 레쥬메 쓰는 걸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곳이 맨해튼입니다. 빌리어네어가 부두를 하나 사서 "Little Island"라는 공원으로 개발해서 시에 기부하는 곳! 그런 곳이 맨해튼입니다. 폐허가 된 철로를 재개발해서 "High Line"이라는 공원으로 꾸밀때 원래 있던 식물들을 잠시 옮겨놓았다가 공원으로 단장하면서 제자리로 옮겨놓는 예산 낭비를 해도 명분이 있다면 그 돈을 아까워하지 않을 수 있는 재정적/심적 여유가 있는 곳입니다.


지난주 주말에 맨해튼에 다녀왔어요. 지난주 태풍 Ida의 피해가 무색하게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간 느낌이었어요. 앞으로도 자연재해는 또 있겠지요. 단지 9/11과 같은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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