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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개학 준비를 위한 SEL (사회정서학습)


드디어 도서관 여름방학 프로그램이 모두 끝났습니다. 도서관들마다 상황에 맞춰 보통 4주에서 6주 정도 운영하는데 악바리인 저는 8월말까지 8주를 꼬박 채웠습니다. 거의 매일 프로그램이 있다보니 아파서 결석하면 안되는 상황이었죠. 지난주 금요일로 모든 프로그램이 끝나고 Labor Day (9월 6일)까지는 쉽니다. 도서관 프로그램이 없을 뿐이지 도서관이 문을 여는 오후에는 방학 내내 실컷 놀다 개학 직전에 책을 빌리러오는 아이들로 북적입니다. 특별히 이런 아이들의 경우 무엇을 읽어야할지 막막한 아이들이 많지요. 책도 추천해주고 도서관 소개도 하다보면 하루는 금방 갑니다.


여름방학 내내 아이들이 없는 오전엔 프로그램 준비를 했었어요. 이제 프로그램이 없으니 그동안 밀렸던 업무를 할 차례입니다. 도서 구입을 위해 구매 리스트를 정리하고, 대여기록을 바탕으로 최근 5년동안 빌려간 적이 없는 책을 찾아서 버리는 일을 합니다. 또한, 미뤄두었던 PD (Professinal Development, 역량 개발)도 듣습니다. 사실 실시간 수업을 듣는게 가장 효과적이기는 한데 수업 후 영상을 보내주는 곳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번주는 나중에 봐야지 했던 수업들을 하루에 하나씩 보고 있습니다.


그 중 흥미롭게 들은 수업은 Scholastic Magazine에서 주최했던 "Together Again: SEL Solutions for the Year Ahead"라는 교육이었습니다. 9월 개학을 앞두고 학생들의 정서적 스트레스에 대해 어떻게 도와주어야할까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SEL은 Social Emotional Learning의 약자로 사회정서학습으로 번역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사회성과 감정조절에 대한 학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최근 10년간 SEL은 미국 공교육에서 커리큘럼에 포함되었고 SEL을 하나의 과목으로 분리해서 따로 전담하는 선생님이 계신 경우도 있고, 또한 정규 커리큘럼에 SEL 영역을 포함해서 가르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팬데믹을 거쳐 9월부터는 미국의 대부분의 공립학교들이 대면학습을 시작하게 됩니다. 원래가 여름방학이 두 달로 긴 미국 학교들의 경우 9월 한달은 거의 오리엔테이션에 쓴다고 생각이 될 정도입니다. 여름방학 내내 풀어져있던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맞는 태도를 갖추는데 한달이 꼬박 걸립니다. 그런데 특별히 이번 가을은 팬데믹을 거치고 새로 시작하는 대면수업이라 더 힘들겠지요. 이번 세미나는 SEL (사회정서학습)에 포커스를 맞추어 어떻게 개학을 준비해야할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발표자로는 Linda Mayes (아동심리학 박사), Michael Haggen (Scholastic Education 교육담당부장), Chirlane McCray (뉴욕시 시장 영부인), Meisha Porter (뉴욕시 교육청장)이 참석했습니다.




학생들 뿐아니라 교사들과 다른 학교의 인력들이 자신들의 정신건강이 Covid-19 전과 같지 않다고 호소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학력을 우선하는 것보다 학생들간의 좋은 관계,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 어려운 상황을 대처하는 지혜를 가르쳐야하는 것이 학교의 숙제입니다.


뉴욕시에서는 코비드 전부터 SEL 커리큘럼을 모든 공립학교에서 사용했습니다. 코비드 이후에는 그 정도를 넘어서 모든 공립학교에 정신건강 상담소를 설치하거나 적어도 한 명의 사회복지사를 두게 하고 학생들의 정신건강 뿐 아니라 학부모 상담프로그램까지도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번 세미나에서 실행가능한 SEL 전략을 소개했습니다.

1. 교사와 학생들이 또한 학생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자주 그리고 꾸준히 제공합니다. 교사 대 여러 학생의 방법일 수도 있고 교사 대 학생 한명 일수도 있고 학생들끼리의 모임 일수도 있습니다.

2. 학교 시간표에 학생들의 경험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둡니다. 예를 들어 Circle Time이나 Storytime을 규칙적으로 정해놓습니다. 고학년의 경우 자신의 경험에 대해 글을 쓰는 활동도 제안합니다.

3. 학부모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만듭니다. (여기서 영어 이외의 부모의 언어를 제공해야한다는 것을 언급했습니다.)

4. Mindfulness practice를 소개하고 교사들 또한 일상생활에서 습관화합니다. (Mindfulness practice는 꼭 명상이라기보다 산책, 음악듣기, 숨 크게 쉬기 등 자기만의 마음 다스리는 방법을 말하고 있습니다.)



NYC 공립학교에서 이번 학기에 시작하는 SEL Plan을 소개합니다.

1. 500명 이상의 사회복지사를 고용하고 36명의 BCO 사회복지사를 고용합니다. (BCO social workers는 구/시단위로 사회복지사를 관리하는 인력을 말합니다.)

2. 학교 내의 SEL 팀과 수업관리 팀이 함께 협력할 수 있게 합니다.

3. 정신건강이 염려되는 학생들을 파악해서 집중적으로 도와줄 수 있도록 합니다.

4. 학교라는 커뮤니티가 치유를 함께 이루어가는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SEL에 우선 순위를 둡니다.



마지막으로 Scholastic에서 만든 무료 수업자료를 소개했습니다.

www.scholastic.com/BackTogether 에서는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소개함으로 교사들은 수업시간에 당장 사용할 수 있고 집에서는 학부모들이 같이 할 수 있는 활동도 있습니다. 사이트에 가 봤더니 학년별 또는 주제별로 자료가 제공되어있고 레슨플랜 뿐 아니라 동영상이나 게임등도 있어서 학생들이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질문과 답변 시간에 참가자께서 4명의 발표자에게 참고할 만한 책이 있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2명이 답변하셨는데 두 분다 구체적인 책 제목을 떠올리지는 못하셨어요. 하지만 "이야기가 있는 어떤 책이든 좋다"라는 정확한 대답을 하셨습니다. 왜냐면요, 이야기가 있는 책에는 등장인물이 있고요. 등장인물은 감정이 있거든요. 따라서 스토리가 있는 어떤 책을 가지고도 SEL을 할수 있다는 답변은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SEL에 관심이 많다보니 도서관에서 스토리타임을 할때도 SEL approach를 사용합니다. 추후에 제가 했던 "사회정서학습을 활용한 스토리타임"에 대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이젠 하다하다 브런치 포스팅 예고까지 하게 되다니요... ;) 세미나라는게 원래가 원칙을 소개하다보니 막연하고 뜬구름잡는 느낌입니다. 구체적으로 동화책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예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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