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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romise of Change" 북리뷰

흑인 민권운동에 대한 생생한 회고록


11월의 첫번째 화요일은 미국의 Election Day입니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는 없지만 주지사와 주의원을 뽑는 선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장학사를 뽑는 선거도 있었습니다. 또한 두 개의 정책을 직접 결정할수도 있었어요. 올해는 대학 스포츠의 도박 합법화와 기금모금행사의 수익금을 단체의 운영비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법안 두 개를 투표해야했습니다.


투표장이 아침 6시부터 문을 열기에 저는 출근 전에 투표를 하고 왔습니다. 투표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아요. 우편으로 받은 ballot letter를 가지고 가면 금방 진행됩니다. 저도 투표장에 한 10분 정도 있었던거 같아요.


투표가 끝나면 이 스티커를 나눠줍니다. 하루 종일 이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날수있어요.


오늘 초등학교 4, 5학년 학생들과 하는 북클럽이 있는 날인데요. 우연히도 상당히 정치적인 책을 같이 읽게 되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그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흑인학교와 백인학교가 철저히 분리되어 있던 1950년 테네시주 클린턴이라는 타운의 흑인부모님들은 집에서 가까운 백인학교에 자신의 자녀들이 다닐수있게 해 달라는 소송을 냅니다. 6년이나 걸린 법적 절차이후 1956년에야 12명의 흑인 학생들이 클린턴 고등학교에 다닐수있게 됩니다. 이 책은 그 12명 중 한 명인 Jo Ann Allen Boyce의 회고록입니다. 한 학기가 지나기도 전에 백인 학생들의 괴롭힘과 폭력으로 학교는 휴교를 반복하게 되고 2년 후인 1958년에는 누군가가 다이너마이트로 학교를 폭파하기까지 합니다.


회고록이지만 시의 형식으로 썼기에 당시의 그녀의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그녀와 함께 학교를 가게된 11명의 다른 흑인들의 사연과 그들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두 종류의 교사와 학생들에 대한 묘사가 생생합니다.


2019년에 출판된 책이고 작년 팬데믹 직전에 4,5학년 학생들과 이 책으로 북클럽을 했습니다. 그 다음달에 미국도서관협회에서 넌픽션책에게 주는 Robert F. Sibert Informational Book Award를 수상했습니다. (제가 이 상에 대한 촉이 좋아요. 올해도 맞췄거든요. 넌픽션 고르는 재주가 좀 있어요. ^^;)


이 책을 4번에 걸쳐서 같이 읽고 의견을 나누는 북클럽의 첫날인 오늘은 책을 처음부터 읽지 않고 뒷부분을 같이 읽었어요. 책의 뒷부분에는 당시의 사진과 함께 흑인 민권운동와 차별폐지에 관한 타임라인이 있거든요. 4&5학년 학생들이라도 당시 역사적 상황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할 듯해서 타임라인을 같이 읽으면서 설명을 해 주었어요. 보통 북클럽은 재밋고 자유로운 시간인데 오늘은 거의 역사수업 같았어요. 다행히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었어요. 오늘이 Election Day이니 특별히 흑인들의 투표권에 대해 언급했어요. 1965년에야 존슨대통령에 의해 통과된 법으로 흑인들의 투표권이 보장되었다는 것을 말해주자 한 학생이 손을 들고 이렇게 질문했어요. "You mean, black people couldn't vote a long time ago?" 제가 대답했어요. "It's NOT a long time ago. It has been ONLY 56 years ago."


네, 맞아요. 학생들의 조부모님들의 나이보다 적은 년수예요. 예전 뉴욕 공공도서관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는 아버지가 흑인 민권운동으로 박해받으셨던걸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민주주의의 상식적 기준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답니다. 원래부터 있었던것처럼 당연시하는 그 권리를 지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의 민주주의의 역사가 짧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되요. 지금부터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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