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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Little Tree" 리뷰

상실없이는 성장할 수 없음을 알려주는 동화책

Otis라는 동화책으로 잘 알려진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Loren Long의 그림책 "Little Tree"는 매년 가을이 되면 스토리타임에서 제가 자주 읽어주는 동화책입니다. 너무 너무 너무 사랑스러운 책이라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미지 출처: amazon.com



숲속의 많은 나무들 중 한 작은 나무에게는 많은 잎들이 있었지요. 여름에는 잎들로 생긴 그늘이 시원하고 나뭇가지에는 다람쥐가 놀러오고 새들은 노래를 불렀어요. 가을이 되어 나뭇잎은 하나 둘씩 색이 변하고 바람은 살랑살랑 나뭇잎을 흔들거렸어요. 그리고 하나 둘씩 나뭇잎이 떨어지기 시작했지요. 작은 나무는 나뭇잎을 잃어버리기 싫어서 꽉 붙잡고 있었어요. 다람쥐가 얘기했지요. "나뭇잎을 보내야해." 하지만 작은 나무는 다른 나무들이 벌거벗은 채로 겨울을 나는 동안에도 계속 나뭇잎을 붙잡고 있었어요. 

계절이 바뀌고 봄이 되었어요. 다른 나무들에게서는 새 싹이 돋고 나무들은 한 뻠씩 자랐답니다. 하지만 작년의 나뭇잎을 꽉 붙잡고 있는 작은 나무는 자라지 않고 여전히 작은 나무로 멈춰있었답니다. 

계절은 또 바뀌어 이제 다른 나무들은 다시 나뭇잎을 하나 둘 떨어뜨리고 있었어요. 겨울이 다 되어가서야 작은 나무는 어느새 커버린 주변의 나무들을 둘러보고는 드디어 꽉 붙잡고 있던 나뭇잎을 하나 둘씩 떠나보내게 되었어요.

나뭇잎이 하나 없는 외로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돌아왔습니다. 작은 나무는 더 이상 작은 나무가 아니었어요. 이제는 다른 나무들처럼 큰 나무가 되어 큰 숲을 이루었습니다. 



같은 작가의 Otis란 책도 너무 너무 좋은 책입니다. 이제는 늙어서 쓸모가 없어져버린 농가의 트랙터인 Otis가 주인공인데 그림책치곤 희안한 주인공을 통해 나이듬에 관해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역시나 이 책 또한 "상실과 성장"에 대한 주제를 쉽게 풀어가는 따뜻한 문체의 그림책입니다. 


누구든 익숙한 것들과 작별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너덜너덜해진 애착인형을 버려야하는 일은 아기들에겐 힘든 경험입니다. 아끼던 엘사 드레스가 작아져서 이제는 입지 못하게 될때, 고장나서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장난감을 버려야할때 아이들은 상실의 충격을 경험합니다. 


이미지 출처: amazon.com


위의 책은 매일 함께 했던 친구가 이사를 가서 헤어지게 되지만 또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헤어짐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알려주는 귀여운 동화책이예요. 책에는 "Every goodbye leads to a hello."라고 적혀있어요. 사실 모든 헤어짐이 새로운 만남을 선사하는건 아니라는건 조금 더 커서 배우게 되겠지요. 지금은 헤어짐을 너무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 알려줘도 좋을것같습니다. 




내 몸의 한 부분이었던 나뭇잎들과 작별을 하고 싶지 않았던 작은 나무가 두 해동안 그 잎들을 붙잡고 있었을때 작은 나무는 상실감을 느끼고 싶지 않았을 뿐 아니라 또한 변화가 두려웠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의 마음과 상관없이 계절이 변하고 환경은 변합니다. 큰 나무가 꼭 될 필요는 없지만 주변의 큰 나무들의 그늘에 가려 햇볕을 보지 못하는 작은 나무로 계속 있을수는 없다는걸 알게 된 작은 나무는 성장을 위한 상실의 용기를 냅니다. 


때때로 인생의 길에는 새로운 마디가 생기는 타이밍들이 있습니다. 평소와 달라지는 변화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지요. 누군가는 그 변화에 빨리 적응하고 환경에 쉽게 순응하기도 하지만 작은 나무처럼 시간이 좀 걸리는 경우도 있겠지요. 한 해 정도 늦게 자라는게 나무의 평생을 보면 그리 큰 상실은 아닐 것입니다. 작은 나무에게는 현재 내 나뭇가지에 붙어있는 나뭇잎을 잃어버리는 상실이 더 크게 다가올 테니까요.


헤어짐을 두려워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만큼 한뼘씩 더 자라게 된다고 말해주고 싶을때 읽어주고 싶은 책입니다. 그리고 혹, 여전히 상실의 고통을 맞이할 용기가 없는 누군가에게는 한 해 정도는 늦게 자라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을때에도 읽어주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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