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rother's Keeper" 리뷰

한국계 이민 2세 Julie Lee가 쓴 한국전쟁에 대한 역사 소설


한국계 작가 Julie Lee의 데뷔작인 이 소설은 한국 전쟁 때 북한에서 피난을 왔던 그녀의 어머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코넬대학교에서 역사를 전공했던 그녀는 전공을 살려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어머니의 경험에 상상력을 입혀서 가슴절절해지는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두 어린이들이 스스로 북한을 탈출할 수 있을까요?

1950년의 북한. 12살의 소라네 가족은 엄격한 규율로 통제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허락없이는 여행 불가. 정부 비판 불가. 공산당 모임 결석 불가. 철저한 감시통제에서는 도망을 가는 것도 불가능했던 때 한국전쟁이 터집니다.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틈타 소라네 가족은 남한으로의 탈출을 시도합니다.

피난을 가던 도중 폭탄이 터지고 혼란스러운 와중에 부모님과 떨어지게된 소라는 8살 남동생 영수와 둘이서 한국의 가장 남쪽 도시 부산까지 피난을 가야합니다. 북한군을 피해 산을 넘고, 북한과 남한을 가로지르는 대동강을 넘어서 두 아이들은 300마일이 넘는 여정을 해 낼수 있을까요?

- 출판사 책소개 -



책을 읽는 내내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내가 아는 한국의 역사이야기라서 나오는 눈물은 아니었을꺼예요. 누구나 읽어도 가슴절절해지도록 잘 쓴 이야기입니다. 심지어 한국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6.25 전쟁 직전 북한의 상황에 대해선 저도 모르는게 많았어요. 학생 때도 제대로 배운 적은 없었던것 같아요.


출판사의 책소개는 피난이야기를 주로 다뤘지만 1950년대에 여자이기에 받았던 차별에 대한 이야기도 상당히 중요하게 담겨져있습니다. 제목에서처럼 "남동생의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단지 피난 때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막내 동생이 태어나고 집안일을 돌보느라 학교를 그만두어야만 했었던 소라의 서러움이 책 초반에도 자세히 설명되어있습니다. 하지만 피난 당시의 온갖 고생 중에도 동생을 지킬수 있었던것은 엄마가 귀에 못이 박히게 강조했던 희생적인 딸로서의 의무가 아니라 소라의 영민함과 주도적인 태도였습니다. 스스로 어려움을 헤쳐나갈수있는 강인한 성품을 엄마에게서 물려받았지만 그 엄마가 딸인 소라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한참 책 중간에 피난이야기를 읽을때는 저도 모르게 책의 결말로 가서 결국 헤어졌던 부모님을 만났는지 확인하고 다시 진도를 나갔어요. 그만큼 소라와 영수의 고생이 안타까웠어요. 소라의 일인칭 시점에서 그려지는 한국전쟁의 참혹한 모습과 그 전쟁통에서 소라와 영수가 만나는 사람들이 주어진 환경에 대처하는 다양한 반응 또한 흥미롭습니다. 서로를 생존을 위한 경쟁자라고 여기는듯 하지만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만큼 최대한의 사람을 태우고 쪽배는 대동강을 건너고, 열차는 부산으로 피난민들을 실어나릅니다.


제가 일하는 타운은 한국 이민자가 많지는 않아요. 자주 오는 이민 3세 아이에게 추천해주었더니 엄마가 "이 책은 제가 같이 읽어야할 책 같아요"라고 하셨어요. 이민 2세인 엄마도 당연히 모르는 한국역사에 대한 이야기일테니까요. 다음에 도서관에 방문하면 책에 대한 감상을 물어봐야할 것 같아요. 저조차 잊고 지냈던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완성도 높은 역사소설을 써 주어 작가에게 너무나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동생이 생긴 형에게 읽어주는 그림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