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Newbery & Caldecott Award 수상작 (1)
오늘 발표된 ALA (미국도서관협회)의 Youth Media Award를 발빠르게 전합니다.
John Newbery Medal은 Donna Barba Higuera가 쓴 "The Last Cuentista"이란 책이 수상했습니다. 저도 작년 연말에 읽고 깜짝 놀랐던 책인데 수상을 해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예요.
이 책이 두번째 소설인데 작가에게 큰 기대감을 갖게 하는 책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Dystopian fiction 장르라서 더 끌렸던 것 같아요.
멀지 않은 미래 2061년. 지구는 멸망에 가까와지고 페트라와 그녀의 가족은 몇 백명의 과학자들과 함께 새로운 행성으로 망명을 하도록 선택되었습니다. 지구에 있는 할머니와 헤어져야하는 것은 너무 가슴아픈 일이었지만 이야기꾼이었던 할머니의 소원이 이루어진것인지 새 행성에 도착한 후 페트라는 지구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새 행성에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가려는 정착민들에게 페트라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작년 수상자인 Tae Keller가 한국 전래동화를 이야기에 불러온 것처럼 이번엔 멕시칸 전래동화가 이야기에 많이 등장합니다. 중간에 스페인어 단어도 꽤 나와서 사전을 찾아가며 읽어야했습니다. 책 제목의 Cuentista도 Storyteller라는 뜻의 스페인어입니다. 책은 두꺼워요. 300페이지가 넘는 책이라 추천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올해 상도 받았으니 많이 읽히길 기대합니다.
1993년에 출판된 Lois Lowry의 "The Giver"란 동화책이 있어요. 그 후 3권의 책이 더 쓰여져서 The Giver 4부작이라고 불리는 시리즈의 첫 책인데요. "The Last Cuentista"를 2021년의 "The Giver"라고 부르고 싶어요. 아동문학에 흔치 않은 Dystopian fiction으로 많은 울림을 주었던 책인데 이번에 수상한 "The Last Cuentista"는 Science fiction의 매력도 포함된데다 멕시칸 문화까지도 들어있어 다채롭습니다. 책의 주제는 역시 사서들이 좋아할 만한 거예요. "세상이 망해도 이야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본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출판인들에게 상 받을 만 하지요?
Honor상은 네 권이 수상했습니다. 네 권 중 두 권은 안 읽은 책이고 한 권은 뒤에 소개할 Caldecott에서 메달을 수상했고 나머지 한 권이 Rajani LaRocca가 쓴 "Red, White, and Whole"인데 이 책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학교에서 유일한 인도인으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많은 의문을 가지고 있던 Reha는 엄마가 백혈병에 걸리셨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듣게 됩니다. Reha는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착한 딸로서 엄마를 낫게 해야한다고 결심하지만 결심과는 달리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문화적 차이로 이민 2세들에게 공감을 일으킬만한 에피소드와 사랑하는 이를 상실하는 과정을 통한 감정의 성숙을 담은 이야기는 꽤 있었지만 읽다가 울었던 몇 안되는 책입니다. 너무 슬퍼요. ㅠㅠ; 제가 이 책을 처음에는 오디오북으로 듣다가 중간에 책으로 읽었어요. 오디오북으로 듣다보니 이 책이 소설이 아니라 시의 포맷이라는걸 눈치챘거든요. 요즘 많은 동화책들이 시의 형식으로 쓰여지고 있는데 때로는 그 형식이 거슬릴때가 있어요. 그런데 이 책에 있는 시들은 시 자체로도 문학적인 가치가 높다고 여기질 만큼 강렬한 언어의 힘이 느껴지는 책이었어요. 도리어 시였기에 감정을 최고조로 끌어올릴수 있었던것 같아요.
Randolph Caldecott Medal은 Andrea Wang이 글을 쓰고 Jason Chin이 일러스트레이션을 한 "Watercress"가 수상했습니다. Caldecott은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주는 상이니 이 상은 Jascon Chin이 수상했지만 글을 쓴 Andrea Wang은 위에 소개한 Newbery Honor상을 받았습니다. Jason Chin은 "Grand Canyon"으로 Caldecott Honor상을 수상한 적이 있고 그 외에도 많은 작가들의 책을 일러스트레이션하였습니다.
이 책은 영화 "미나리"와 상당히 닮았어요. 한 중국가정이 Ohio의 시골로 이주를 하는 이야기예요. 첫 장면에 주인공 소녀가 차에서 옥수수밭을 바라보는 장면이 영화 "미나리"의 첫 장면과 닮아있어요.
미국 사람들은 잡풀이라고 생각하는 watercress를 발견한 가족은 차에서 내려 다같이 그 풀을 뽑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watercress는 반찬으로 식탁에 올라옵니다. 소녀는 그 풀을 뽑을때 봤던 진흙이 떠올라 식욕을 잃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엄마는 자신의 가족이야기를 해 줍니다.
소설이 아니라 동화책이기에 엄마의 가족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쓰여있거나 그 소녀의 심정이 표현되어있지 않지만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여러모로 영화 "미나리"가 생각나는 책입니다. 차이점은요. 요즘은 미국 사람들도 watercress를 먹는답니다. 몸에 좋다고 샐러드로도 먹고 갈아서 즙을 짜서 마시기도 해요. 심지어 비싸답니다. 하지만.... 미나리는 여전히 한국사람들만 먹어요. ^^;
Caldecott Honor상은 네 권이 수상했습니다. 이 네 권에 대한 글을 다음 포스팅으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