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되면 아이들이 시간이 많아집니다. 휴가로 차를 오래 타야 하는 일도 생기고요. 차에서 보통 아이들과 무얼 하세요? 요즘은 차에 태블릿을 설치해서 영화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흔들리는 차에서 동영상을 보여주는 게 단점이 있는 듯도 해요.
그럴 땐 오디오북은 어떨까요? 가끔은 오감을 다 사용하지 말고 하나의 감각만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휴가 시즌이 되면 긴 로드트립 동안 차 안에서 틀 오디오북을 빌리러 도서관에 오시는 분들이 꽤 됩니다. 시디에 든 오디오 책을 빌려 가시기도 하는데 요즘은 차에 시디플레이어가 없으신 분들이 많아요. 도서관 카드가 있으면 도서관 앱에서 이북과 오디오북을 대여해서 다운로드할 수 있으니 편리합니다.
오디오북만큼이나 제가 추천하고 싶은 것은 아이들용 팟캐스트입니다. 이야기를 연극처럼 들려주거나 과학을 주제로 한 라디오쇼 같은 팟캐스트들이 많습니다. 한국 학생들이나 저처럼 영어 공부를 위해서도 좋은 교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열심히 들었던 팟캐스트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아이폰을 쓰고 있어서 애플 Podcast로 추천드립니다만 다른 포맷과 자체 웹사이트에서도 오디오 파일을 제공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Wow in the World
(한 에피소드 = 약 10~30분)
과학과 관련된 최신 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일주일에 두 번 업로드됩니다. 쇼 진행자들이 재미있게 진행하고 가끔은 전문가 초대손님도 초청합니다. 아이들뿐 아니라 저도 들으면서 배우는 것도 많아요. Wow in the World에서 소개했던 내용을 모아 책이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Brains On
(한 에피소드 = 약 40분)
이것도 과학 관련 프로그램입니다. 주 1회 업로드됩니다. 청취자들이 보내주는 질문들을 모아서 답변을 하는 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에피소드의 제목을 보고 흥미로울 만한 에피소드를 골라서 들어도 됩니다.
What If World
(한 에피소드 = 약 20분)
주 1회 업로드되는 이 프로그램도 위의 Brains On과 마찬가지로 청취자들의 질문을 받아서 답변을 합니다. 질문을 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어요. Brains On보다는 듣기에도 쉽고 질문들도 유치해서 초등 저학년이 좋아할 듯합니다.
KidNuz
(한 에피소드 = 약 7분)
뉴스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소개하는 팟캐스트입니다. 정치 같은 예민한 주제보다는 사회, 과학, 스포츠 등의 주제가 많은데요. 전 세계에서 일어난 소소한 뉴스들을 소개해 줍니다. 주중 거의 매일 업로드됩니다.
Story Pirates
(한 에피소드 = 약 40분)
전문 배우와 코미디언들이 창작된 이야기를 극화해서 들려주는 팟캐스트입니다. 이야기는 주로 아이들이 쓴다고 해요. 대부분의 이야기가 코미디이기 때문에 유치하고 재밌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 훌륭해요. 들으면서 저절로 낄낄거리게 됩니다. 저라면 같은 40분이 있다면 이미 출판된 좋은 퀄러티의 동화책의 오디오북을 듣겠어요. 하지만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첫 오디오북으로 추천할 수 있는 팟캐스트입니다. 특별히 로드트립을 하면서 차에서 깔깔거리면서 웃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추천하고 싶은 채널입니다.
Little Stories for Tiny People
(한 에피소드 = 약 30분)
위의 채널이 여러 배우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연극으로 풀어낸다면 이 채널은 좋은 목소리의 성우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야기의 내용도 어린아이들에게 맞춰있어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요즘 "옛날이야기"라는 것의 부재를 항상 안타까워하고 있어요. 그런 면에서 이 채널이 반갑습니다. 전래동화 같은 이야기이지만 (저작권 때문이겠지만) 그들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들려줍니다. 자기 전에 틀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제 나름대로 다양한 팟캐스트를 꾸준히 듣는 요령을 나누려고 해요. 저는 꾸준히 듣는 팟캐스트를 장소나 시간과 묶어서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KidNuz는 7분 내외로 한 에피소드가 짧잖아요. 이 팟캐스트는 아침에 화장실에서 세수할 때 틀어놓습니다. 빨래를 할 때는 Wow in the World를 들어요. 이런 식으로 루틴을 만들어놓으면 습관이 잡히게 됩니다.
제가 출퇴근 시간이 아침, 저녁 합쳐서 30분이에요. 저는 출퇴근하는 차에서는 무조건 동화책 오디오북을 듣습니다. 차 시동을 켜면 자동으로 핸드폰과 블루투스로 연결되어서 바로 플레이 됩니다. 아동사서로서 읽어야 할 신간 동화책을 그 시간에 듣습니다. 보통 아이들 챕터북이 오디오로 짧은 책은 2시간, 좀 길면 6시간쯤 걸려요. 그래서 적어도 한 달에 2권은 오디오북으로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것, 심지어 이제는 4D로 체험하는 영화를 보는 것도 물론 신나는 일이지만 가끔은 눈을 감고 오디오북을 듣는 것이 좋기도 합니다. 모든 감각은 잠시 쉬게 하고 청각과 머리만 사용하는 시간이 좋습니다. 여러분들께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