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구 복지관 수필반 모임은 매주 금요일 모이지만
꽃이 피는 시절에만 모이는 수필 반이 있다.
“살구꽃과 복사꽃이 피면 모이고, 한여름 참외가 익으면 모이고,
가을에 연꽃이 피면 모이고, 가을이 깊어 국화꽃이 피면 모이고
첫눈이 내리면 모이고, 설날 화분에 심은 매화가 피면 모인다.”
이 모임은 1790년 정약용 선생님이 뜻이 맞는 선비들과 결성한 시 짓는 모임이다. 이름은 대나무 울타리 안에서 시를 읊는다는 뜻인 “죽란 시사(竹欄詩社)“이다
죽란 시사의 최고의 모임은 서련지(서대문 연못) 모임이다.
당시 서련지의 연못은 연꽃이 많기도 했지만 연꽃이 크기로도 소문이 자자했다. 선비들은 동이 트기 전 새벽에 모여서 배를 띄우고 연꽃 틈에 가까이 다가가 귀를 대고는 눈을 감고 숨을 죽인 채 무엇인가를 기다렸는데, 연꽃은 꽃잎이 터지는 청량한 미성을 내는데 그 소리를 듣기 위해서였다.
이렇듯 자연은 우리에게 언제나 끊임없는 행복의 영감을 주고,
글 쓰는 사람들은 행복의 영감을 소재로 아름다운 수많은 글을 써왔다.
뜰에 핀 장미꽃 위에 맺힌 이슬 한 방울의 신비를 깨닫고,
땅에 누워서 하늘을 보면서 내 마음속 하늘을 일깨우게 하자.
강가에 서서 마음을 그 흐름에 참여시켜 보고,
폭포 옆에 앉아 폭포의 웃음소리로 마음을 정화시켜 보자.
숲 사이에 깃들은 햇볕과 어둠의 조화를 느껴보고,
바람에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지의 겸손을 배우자.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죽란 시사“ 모임에 가입하여 이른 새벽에
서련지에서 배를 타고 연꽃 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여기 매주 금요일 수필 반 회원님들이 전생에 ”죽란 시사“ 회원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