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은 모든 잎이 꽃이 되는 봄이다”
가을이 깊어지는 날 수필 반 선생님들과 용산중앙박물관 입구를 들어서니 붉게 물든 단풍이 우리를 반겨준다. 바람은 선선하고 햇살은 부드럽다. 발걸음은 느리지만 마음은 청춘처럼 설렌다. 상설전시관은 많은 사람들이 유물 감상으로 분주히 움직인다, 중앙 홀에서 고구려 광개토왕 비석 디지털 탁본과 고려시대 경천사지 십 층 석탑을 구경하고, 기증관에서 베를린 마라톤 금메달 손기정 선수의 유품을 본다. 삼국시대의 토기부터 조선의 백자까지의 유물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가 된다. 사유의 방에서는 생각에 잠긴 부처님을 만난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끼는 박물관 견학은 그 어떤 여행보다 깊은 울림을 준다. 관람 경험이 부족하여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는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박물관 첫걸음을 시작한 것이다. 이번 방문을 마중물로 예술에 대한 취미를 이어가길 바란다.
관람 후 우리는 다시 단풍이 절정인 숲길을 따라 천천히 산책한다. 낙엽 밟는 소리 정겹고,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은 우리 얼굴을 환하게 비추었다. 견학을 마친 뒤, 우리는 인근 식당에서 보쌈을 서비스로 주는 추어탕으로 점심을 먹는다. 따끈한 국물에 몸도 마음도 녹아내린다. 서로의 젊은 시절을 이야기하며 웃고, 수필 반에서 함께 지낸 추억을 나누며 정을 쌓았다.
그날 하루는 단순한 견학이 아니다. 삶의 깊이를 나누고, 계절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끼며, 문학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서로를 더 가까이 이해한 시간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추억은 더욱 소중해진다. 박물관에서의 가을 하루는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아 글로 남기고 싶은 아름다운 기억이 되었다.
실내 교실이 아닌 박물관 나들이 행사는 지하철 만남부터 헤어지는 시간까지 우리의 얼굴은 하~하~호~호~ 미소로 그린 추억의 수채화이다.
인간은 사랑으로 살아가고, 기억으로 남는다. 함께 웃을 사람이 있고, 언제든지 밥 한 끼를 할 사람이 있으면 행복한 삶이다.
다음 2차 나들이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