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대박 사건(17)

만유인력과 상대성 이론의 경계선에서

by 오엔디

뉴턴의 사과 하나가 떨어진다.

모두가 무심히 지나치는 풍경. 하지만 그는 달랐다. “왜 떨어질까?”

그는 사과를 쳐다보며, 땅이 끌어당기는 힘의 원리를 ‘만유인력’이라 이름 붙였다. 그리고 인간은 그 질문 하나로 우주의 규칙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글쓰기도 그렇다. 모두가 말하고, 모두가 생각하지만, 기록으로 남기는 사람은 드물다.

같은 일상을 같은 시각으로 보되, 그 속에서 ‘끌어당김’을 느끼는 사람. 그가 바로 작가다.


박제가가 ‘남는 것은 글뿐’이라 말한 이유


조선 후기 실학자 박제가는 『북학의』 서문에서 이렇게 쓴다. “남이 하지 않은 말, 남이 쓰지 않은 글이 가장 좋다.”

그는 신유학의 도그마에 갇혀 있던 세계에서

‘중국에 가서 조선의 부족함을 배우자’고 주장했다. 지금도 논란의 중심에 설 만한 대담한 상상력. 그가 보기에 글은 단순한 문자 기록이 아니었다.


글은 경계선을 넘는 도구였다. 한쪽은 ‘현실에 갇힌 조선’, 다른 쪽은 ‘변화 가능성의 세계’.

그 사이에서 그는 펜을 들었다. 말이 안 되는 것을 말이 되게, 불가능한 것을 질문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지금, 글을 쓰며 무언가를 끌어당기고 있는 중이다. 과거의 상상력을, 미래의 독자를,

혹은 지금의 나 자신을.


홍대용, 지구를 혼자 돌린 조선인.


또 다른 실학자, 홍대용은 이렇게 물었다. “왜 해는 뜨고 지는가?” 그리고는 새롭게 도전적 시각인 ‘지전설(地轉說)’, 즉 지구 자전설을 조선에 도입한다. 하늘이 돈다는 천동설에 익숙했던 조선 사회에서 “지구가 돈다”라고 말한 사람. 그게 바로 홍대용이었다. 그는 우주를 새롭게 해석했고, 기존의 근본인 원판 자체를 직접 흔들었다.


지금 당신이 쓰는 글이 그렇다. 당연해 보이는 상식을 물어보는 것. 늘 보던 장면에서 질문을 끄집어내는 것. 그리고 결국, 한 줄의 문장으로 우주의 근본원리, ‘지구를 돌리는 것’.


중력처럼, 글은 마음을 끌어당긴다. 뉴턴이 발견한 만유인력은, 질량이 있는 모든 물체가 서로 끌어당긴다는 법칙이었다. 글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담긴 글은 누군가의 삶을 끌어당긴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새로운 중력, 새로운 글쓰기


아인슈타인은 뉴턴의 이론을 넘어섰다. 그는 말했다. “중력은 힘이 아니라, 시공간의 휘어짐이다.” 이 말은 곧 글쓰기에도 통한다. 글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그 사람의 위치, 감정, 속도에 따라 의미의 곡률이 달라진다.


당신이 쓴 글이 어떤 이에게는 지나가는 바람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곡선을 바꾸는 신선한 기류가 될 수 있다. 한 줄의 문장이 휘어질 때, 그 글을 읽는 사람의 마음도 함께 휘어진다. 이것이 글의 중력이다. 아름답고도 무서운 힘.


모든 대박 사건은 익숙함의 경계에서 일어난다

뉴턴의 사과, 아인슈타인의 곡률, 박제가의 북학의, 홍대용의 우주. 이 모든 변화는 ‘기존의 질서’와 ‘새로운 시선’ 사이의 경계선에서 일어났다.


당신이 지금 쓰는 글 역시, 그 경계 위에 있다.


기존의 글쓰기 틀을 익히고, 모방하고, 이제는 그 너머를 상상하는 것. 그것이 글쓰기의 진짜 도전이다.

그 순간, 당신의 문장은 독자의 마음을 중심으로 돌게 만든다. 그는 다시 중심을 잡고, 자신의 삶을 회전시킨다. 작은 글 하나가 만든 중력이 삶의 중심이 된다.


지금, 당신의 사과 하나가 떨어지고 있다 혹시 지금 당신 곁에 무심코 떨어지는 사과 하나가 있진 않은가? 남들은 그냥 지나치지만, 당신은 그 사과를 끝까지 따라가 보는 사람이다.


그 사소한 순간, 그 짧은 통찰, 그 위에 써진 단어 하나가 누군가의 우주를 휘게 만들지도 모른다. 지금 당신의 글은, 만유인력과 상대성 이론의 경계선을 걷고 있다. 당신은 단지 단어를 고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누군가의 세계선을 휘고 있는 중이다.


세이노는 말했다, “글을 쓰지 않으면 결국 남는 게 없다.” 그는 고요히 기록했고, 기록으로 운명을 바꿨다. 그는 돈보다 기록이 남긴 생각의 잔고를 믿었다.


세이노의 글은 많지 않다. 하지만, 단단하고 깊다. 바로 당신의 글이 그래야 한다. 길게 쓰지 않아도 좋다. 묵직한 한 줄이면 된다. 글은 결국, 자기 인생의 궤도를 바꾸려는 사람만이 쓸 수 있다.


그러니 계속 써라. 이 글의 끝에서,

누군가의 시작이 열릴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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