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할머니의 굽은 등

by 슈펭 Super Peng

​한때 거친 세상을 이고 살던
단단한 나무 같았던 당신.
이제는 깃털처럼 가볍다.
​무릎 꿇고 당신의 등을 밀 때
흘러내리던 물줄기 위로
세월이 고여 흐른다.
내가 씻겨드리던 그 순간
당신의 시간은 이미
먼 길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의 손으로 당신을 업고
마지막 따뜻함을 나누던 밤.
차가워진 당신의 등에
나는 더는 기댈 수 없었다.
사랑은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당신을 떠나보내고서야 나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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