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장. 한켠에 고무신

by 슈펭 Super Peng

​현관 한켠에 놓인
작고 낡은 고무신 한 켤레.
돌아가신 지 한참인데
아직도 당신의 발걸음이 느껴진다.
​꼬부라진 허리로도
나를 업어주던 날들,
차가운 물에 손을 담가
나를 씻겨주던 날들.
그 모든 길을
당신의 신발은 말없이 기억하고 있다.
​이제는 세상의 모든 길이
당신을 향해 이어져 있다.
나는 오늘도
당신의 신발 앞에서
한참을 서성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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