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부스, 나의 작은 세계를 빚다

설렘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오직 나만 알고 있는 두려움

by 슈펭 Super Peng

내 손으로 빚어내는 첫 번째 부스. 설렘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오직 나만이 알고 있는 두려움에 관한 이야기다.


새하얀 가루였던 제스모나이트가 차가운 액체와 만나 점성을 띠기 시작한다. 컵 속에서 휘휘 저을 때마다 내 안의 설렘도 함께 휘몰아치는 기분이다. 아직은 형태 없는 이 혼합물이 굳어 단단한 오브제가 될 때, 내 불안도 함께 굳어질까. 붓는 손이 미세하게 떨린다.


책상 위에는 완성된 아크릴 키링이 빛을 반사하며 반짝인다. 내가 그린 그림이 조그만 판 위에서 생명을 얻은 것 같다. 이 작은 그림들이 누군가의 가방에 대롱거리며 매달릴 순간을 상상하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하지만 동시에 이 작은 조각들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파고든다. 수많은 부스 속에서 과연 내 키링은 반짝일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알록달록한 비즈들이 손끝에서 엮여 세상에 하나뿐인 팔찌가 된다. 한 알 한 알 꿰는 시간은 마치 내가 겪어온 감정들을 엮어내는 시간과 같다. 설렘으로 시작해, 두려움으로 매듭짓고, 다시 희망으로 마무리하는. 이 팔찌를 손목에 찬 누군가가 내게 다가와 '예쁘다'고 말해줄 순간을 기다리며 나는 오늘도 작은 매듭을 짓는다.


이 모든 과정이 곧 다가올 축제의 작은 전야제 같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 모든 떨림과 설렘은 오직 나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세상의 풍경이 될 테니까. 나의 작은 부스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이 될 것이다.


덧붙여, 잠 못 드는 밤의 초조함


사실 나는 아직도 잠 못 드는 밤을 보낸다. 늦은 밤,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쥐고 주문한 업체들의 배송 현황을 몇 번이고 확인한다. '배송 출발'이라는 작은 글자 하나에 안도하다가도, 다음 날이 되어도 소식이 없으면 다시 초조함이 밀려온다. 혹시라도 축제 날짜에 도착하지 않으면 어쩌지?

내일은 또다시 휴대폰을 붙잡고 잠 못 드는 밤이 될지도 모른다. 이 초조함은 마치 내 창작물에 대한 불안을 담은 거울 같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모든 초조함과 걱정까지도, 나의 첫 번째 부스를 위한 소중한 재료라는 것을.


이 모든 과정의 시작은 재료였다. 나는 인터넷 창을 수십 개 띄워놓고 원하는 재료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화면 속에서 만족스러운 것을 찾지 못하면, 주말이면 이 골목 저 골목을 누비며 상점을 찾아다녔다. 제스모나이트와 비즈, 아크릴판, 포장지, 완충제, 부재료 등을 찾아 헤매던 시간들. 남들은 무의미하다고 말할지 모르는 발품의 시간 속에서 나는 나만의 감각을 발견했다. 발끝에서 시작된 나의 노력이 결국 나만의 부스라는 하나의 예술로 완성될 것임을 믿는다.


가장 어려운 창작, 이름 짓기

사실 물건을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었다. 바로 나의 브랜드의 이름을 붙이는 일이었다. 수십 개의 단어를 조합해 보고, 친구들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어떤 이름은 너무 거창하고, 어떤 이름은 너무 흔했다. 마음에 드는 이름을 찾지 못해 며칠 밤을 고민했다. 그때 깨달았다. 이 이름은 단순히 부스 간판에 걸릴 글자가 아니라는 것을. 이 이름은 내가 만들고자 하는 세계의 정체성이자, 나의 모든 고민과 노력을 담는 그릇이었다. 이름을 짓는 시간은 나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가장 고통스러운 창작이었지만, 이 시간이 있었기에 나의 부스는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이 담긴 특별한 공간이 될 것이다.



화면 속에서 나의 이야기를 펼치다

나는 손으로만 창작하지 않는다. 화면 속에서도 나의 세계를 빚어낸다. 수많은 폰트와 색상 팔레트 사이에서 고민하며 카드뉴스를 디자인했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나의 부스가 어떤 곳인지 한 장 한 장의 이미지로 보여주고 싶었다. 클릭 한 번으로 무시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감해줄 단 한 명의 사람을 기대하는 설렘이 교차했다.

그렇게 완성된 디자인을 보며, 주문했던 굿즈들이 도착했을 때의 감정은 또 달랐다. 화면 속의 이미지가 손에 잡히는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꾹꾹 눌러 담았던 나의 생각들이 마침내 실체가 되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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