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장. 길 잃은 지도

by 슈펭 Super Peng

세상은 나를 품어주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먼 길을 걷네
사람들은 나의 빛깔이 변했다 하지만
내 눈에 비친 세상은 이미 색을 잃었다
나는 홀로 떠 있는 작은 섬.
파도는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지만
나는 그들의 언어를 알지 못한다.

​알수록 멀어지고 싶은 세상
나를 향해 닫힌 유리창처럼
모두의 미소가 차갑게 굳어 있다.
화음인 줄 알았던 소리들이 불협화음으로 들려와
그들의 온기 속으로, 나는 걷고 싶었을 뿐인데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그림자.
마음을 열자 보게 된 것은
외면하고 싶었던 나의 모습뿐.
이토록 외로운가.
두 손에 쥔 것은 방향을 잃은 나침반.
돌고 돌다 지친 바늘이
멈춰 선 자리는 언제나 제자리.
차라리 이 모든 감정이,
흐르는 강물처럼 담담해졌으면.
밤공기처럼 희미한 존재가 되어
그렇게 사라졌으면.

이전 21화제 20장. 너는 조약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