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위로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by 슈펭 Super Peng

세상이 날 밀어내는 날,
너는 조용히 내 옆에 앉아 있었다.
말도, 위로도 없이.
그게 네 방식인 걸 난 안다.

꼬리로 내 다리를 툭 치고는
다시 아무렇지 않게 창밖을 바라보던 너.
창문 너머 햇살에 반쯤 감긴 눈,
가끔 나를 흘깃 보다가
다시, 아무 일 없다는 듯 졸기 시작하는 너.

나는 무너지는데,
너는 무심하게 숨을 고른다.
그 숨소리가 방 안에 퍼질 때마다
내 안의 파도가 조금씩 잦아든다.

너는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너의 존재는 나를 살린다.
마치 말없이 문지방에 앉아 있는
한 문장 같은 것.
지우고 싶지 않은,
계속 곁에 있었으면 하는,
그런 문장.

가끔은 너처럼만 살고 싶다.
날카롭지만 부드럽고
혼자 있어도 고요하며
누군가에게는
그저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충분한 위로가 되는 존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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