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되지 않는 시대의 초상

붕괴하는 유대, 흔들리는 세계

by 슈펭 Super Peng

오늘날, 우리의 발밑은 보이지 않는 균열로 가득하다. 한때 삶의 단단한 기반이었던 것들이 스러지고, 새로운 질서가 도래하는 대신 혼돈의 안개가 짙어지고 있다. 개인의 영역에서 사회 전체로 확장되는 이 불안의 파동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붙잡고 서 있어야 할까.
사랑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감정마저 조심스러워지는 시대다. 연애는 상처와 불신의 지뢰밭이 되었고, 남녀는 서로를 이해하려 하기보다 깊어지는 골을 바라볼 뿐이다. 세대 간의 벽은 더욱 높아져 기성세대의 지혜는 '꼰대'의 잔소리로, 젊은 세대의 외침은 '철없는 불평'으로 치부된다. 서로를 향한 존중과 이해 대신, 깊어진 오해와 불신이 사회 곳곳에 독버섯처럼 피어난다.
경제는 예측 불가능한 파풍 속에서 우리를 흔든다.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사라진 지 오래다. 불안정한 고용 시장, 치솟는 물가, 끝없이 벌어지는 빈부 격차는 젊은 세대의 희망을 앗아가고, 기성세대의 어깨를 짓누른다. 삶의 터전은 위협받고, 미래는 불투명한 안개 속으로 잠겨든다. 이러한 불안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공동체 전체를 잠식하는 거대한 그림자가 되었다.
환경은 신음하고, 범죄와 사기는 더욱 교묘한 얼굴로 우리 주변을 맴돈다. 뉴스를 통해 접하는 비극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서로를 향한 기본적인 신뢰는 바스러지고, 정(情)이라는 따뜻한 온기는 메마른 땅처럼 갈라지고 있다. 모든 것이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재단되는 사회에서, 우리는 타인을 동료가 아닌 잠재적 경쟁자로 바라본다. 승자독식의 논리는 패자를 냉혹하게 외면하며, 인간적인 유대는 점차 얇고 위태로운 실타래처럼 끊어지고 있다.
결혼과 출산율의 급격한 하락은 이러한 총체적 불안의 가장 분명한 징후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관계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불신은 다음 세대를 기약하기 어렵게 만든다. 아이는 더 이상 희망의 상징이 아닌, 거대한 부담이자 희생으로 인식된다. 이는 단지 통계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한 사회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비극적인 경고음이다.
우리는 지금, 연결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시대에 서 있다. 물리적인 연결은 초연결 사회를 이루었지만, 마음과 마음을 잇는 진정한 유대는 붕괴하고 있다. 이 거대한 질문 앞에서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단순히 문제를 나열하고 비판하는 것을 넘어, 이 불안한 세계를 다시 연결하고 회복하기 위한 새로운 지혜와 용기가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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