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

by 슈펭 Super Peng

세상은 온통 빠르게 돌아가는 바퀴 같죠. 아침의 알람부터 밤늦은 퇴근길까지, 우리는 늘 시간에 쫓기며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다 보면 무채색의 하루가 반복되는 듯 느껴질 때도 있어요. 하지만 가끔, 아주 작고 사소한 순간들이 짠하고 나타나 우리의 마음에 햇살 한 스푼을 떨어뜨립니다. 그 순간, 세상은 다시 상큼한 색깔을 되찾죠.

아침 출근길, 횡단보도 앞에서 멈췄을 때 문득 올려다본 하늘이 기막히게 파랗다거나, 어제 내린 비로 촉촉해진 나뭇잎 끝에서 영롱한 물방울이 반짝이는 걸 볼 때가 그래요. 아무 생각 없이 들었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꼭 내 마음을 읽어주는 듯해서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순간이나, 무심코 지나치던 꽃집 앞에서 풍겨오는 달콤한 꽃향기에 발걸음이 멈춰질 때도 그렇죠.

어쩌면 이런 작은 마법들은 늘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우리가 너무 바쁘게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느라, 혹은 너무 먼 곳의 큰 행복만을 좇느라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죠. 이 작은 순간들은 우리에게 거창한 행복을 주진 않아요. 하지만 잠시 잊고 있던 미소를 되찾게 해주고, 메말랐던 마음에 싱그러운 물기를 채워줍니다.

오늘 하루, 당신의 눈과 귀, 코와 손끝을 조금 더 열어보는 건 어떨까요? 익숙한 길 위에서도, 늘 보던 풍경 속에서도, 예상치 못한 상큼한 발견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요. 그 작은 마법들이 모여 당신의 하루를 조금 더 특별하게, 그리고 반짝이게 만들어 줄 거예요. 세상은 당신이 알아채기만 하면 언제든 기꺼이 행복을 선물할 준비가 되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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