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꽃
하늘은 늘 그곳에 있지만, 구름은 잠시 머물다 떠나는 여행자다. 푸른 도화지 위에 흐릿한 흰색으로 그려졌다가, 이내 바람의 손짓에 따라 이리저리 모양을 바꾼다. 어떤 구름은 솜사탕처럼 달콤한 꿈을 꾸고, 어떤 구름은 회색빛 걱정을 안고 느리게 흘러간다. 그들은 목적지도 없이, 그저 바람이 이끄는 대로 자신을 온전히 맡긴다.
발아래를 내려다보면, 작은 민들레꽃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바람과 함께 춤춘다. 노랗게 피어난 얼굴이 햇살을 고스란히 담고,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세상의 모든 근심을 잊은 듯 편안하다. 민들레는 화려한 정원의 꽃이 되려 애쓰지 않는다. 그저 길가의 척박한 흙 한 줌, 콘크리트 틈새 작은 틈이라도 있으면 기꺼이 뿌리내려 제 삶을 피워낸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는 듯, 그 작은 몸으로 묵묵히 노란 빛을 피워 올린다.
구름은 하늘 위에서 거대한 침묵 속에 흘러가고, 민들레는 땅 위에서 작은 흔들림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그들은 서로 다른 높이에서,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지만, 한결같이 '순응'이라는 삶의 가장 큰 지혜를 보여준다. 굳이 무엇인가를 억지로 움켜쥐려 하지 않고, 다가오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때가 되면 미련 없이 떠나보내는 평온함. 그 유연함 속에서 우리는 자유를 본다. 덧없음 속에서 발견하는 영원한 아름다움.
어쩌면 삶의 진정한 평화는, 완벽한 계획 속에서 모든 것을 통제하려 들기보다, 저 구름처럼 흘러가는 법을 배우고 민들레처럼 뿌리내리는 데 있을지 모른다. 예기치 않은 바람이 불어와도 기꺼이 방향을 바꾸고, 굳이 형태를 고집하지 않으며, 오늘의 모습에 온전히 만족하는 것. 불필요한 저항을 멈추고, 자연스러운 흐름에 몸을 맡길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안식처를 찾을 수 있다.
오늘 하루,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고, 다시 발아래 민들레꽃을 내려다보자. 무심하게 흘러가는 구름의 움직임과 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노란 얼굴 속에서, 가장 편안한 바람의 노래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길을 잃어도 괜찮다는 작은 위안과, 모든 것이 순리대로 흘러갈 것이라는 안락한 믿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구름과 민들레는 오늘도 우리에게 삶의 가장 단순하고도 위대한 지혜를 조용히 속삭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