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엔 또

by 슈펭 Super Peng

창밖을 스치는 바람은 어쩐지 차갑다. 그림자가 길어진 만큼 마음 한편도 흐려지는 날들. 우리는 자주 묻곤 한다. 이 길의 끝엔 정말 빛이 있을까, 이 혼란스러운 시대의 다음 장은 어떤 모습일까 하고. 예측할 수 없는 내일의 파고 속에서, 불안은 때로 잠 못 이루는 밤의 동반자가 된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를 시험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관계는 오해와 갈등의 늪에 빠지기 쉽고,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이들은 깊어진 골을 메우지 못한 채 평행선을 긋는다. 미래를 짊어진 젊은 세대는 불안정한 경제 앞에서 희망을 잃고, 훼손된 자연은 고요한 비명으로 우리의 무관심을 꾸짖는다. 정(情)이라는 따뜻한 온기는 메말라가고, 사람들은 서로에게서 멀어진 채 각자의 고독 속으로 침잠한다.
하지만 가장 어두운 밤에도 별은 뜨고, 가장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작은 온기는 피어난다. 무언가 불안한 숨소리가 거칠어질 때, 문득 곁에서 어깨를 감싸는 작은 온기. 그제야 희미했던 얼굴 하나가 어둠 속 별처럼 떠오른다. 말없이 흘린 눈물도 다 이해한다고 말해주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그 눈빛. 완벽하지 않은 서로를 끌어안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관계의 빛이다.
우리는 영원을 믿는다. 세상 모든 파도가 몰아쳐도 결코 놓지 않을 손을, 덧없이 스치는 바람이 차가운 날에도 변치 않을 미소를. 그것은 막연한 희망이 아니다. 어떤 불안한 밤에도 고개 들 힘이, 그리고 서로를 놓칠 것 같을 때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달려가 그 이름을 가장 크게 외칠 용기. 바로 그 약속 위에서 우리는 영원이라는 집을 짓는다.
때로는 알 수 없는 길 위를 걷겠지. 길을 잃은 듯 헤맬 때도 있겠지만, 두려워 마라. 이 작은 어둠이 지나면, 우리는 더욱 선명해진 모습으로 마주하게 될 것이다. 외부의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도, 서로에게 향하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연결의 의미를 되찾는다.
영원히 그렇게, 서로를 부르며 걷는 이 길 위에서. 세상이 멈추는 날까지, 우리의 약속은 빛나는 별처럼 흔들림 없이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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