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그 숨겨진 자만의 껍질을 벗겨내다

by 슈펭 Super Peng

살면서 우리는 누구나 후회라는 감정을 마주한다. '그때 그랬더라면',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들은 마치 그림자처럼 우리를 따라다니며 과거를 갉아먹는다. 나 역시 그랬다. 특히 일찍이 공예가의 길로 들어서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뜨거운 열정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갈증은 항상 있었지만, 막연히 '나와는 거리가 먼 길'이라고만 생각했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배움을 포기해야 했던 순간들, 그리고 투자를 두려워하며 기회를 놓쳤던 과거가 나를 더욱 자책하게 만들었다. 당시에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공예 관련 교육이나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몰랐던 터라, 더욱 막막하게만 느껴졌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너무나 아쉽고, '조금만 더 용기를 냈더라면', '정보를 찾아보거나 위험을 감수했더라면' 하는 후회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잠 못 이루는 밤, 그 선택이 가져왔을지도 모를 빛나는 미래를 상상하며 스스로를 자책하기 일쑤였다. 나는 그 후회가 나 자신을 돌아보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성찰의 과정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그 후회가 어쩌면 '자만'의 또 다른 얼굴일 수도 있다는 것을. 내가 그 당시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을 뒤로하고, 현재의 시점에서 '나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오만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때의 나는 세상 물정을 잘 몰랐고, 정보 습득에 서툴렀으며, 무엇보다 현실의 벽 앞에서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던 존재였다. 재정적 한계와 투자에 대한 막연한 공포는 그 시절의 내가 내릴 수밖에 없었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완벽하지 않았을지언정, 그 순간의 '나'로서는 주어진 상황 속에서 가장 합리적인 결정이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남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이 미움이듯, 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후회는 결국 나를 향한 지나친 기대와 자만심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는 깨달음은 나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인간은 완벽함을 향해 나아가지만, 결코 완벽할 수는 없다.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 속에 있다. 과거의 실수나 부족함은 흠이 아니라, 오히려 성장을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다. 나 역시 일찍 공예가의 길을 택하지 못했던 그때의 선택과 경제적 이유로 배움을 포기하고 투자를 두려워했던 경험을 통해,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기회가 존재하며, 그것을 찾아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용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다. 이제는 '그때 왜 그랬을까' 대신,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었을까'라고 묻는다. 다음번에는 어떤 상황에서든 후회 없이 나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길러야겠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바뀌었다.
결국, 후회는 과거를 되돌릴 수 없는 우리에게 주어지는 가혹한 형벌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미래를 위한 지혜를 쌓는 계기이자, 우리가 여전히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존재임을 일깨워주는 신호다. 중요한 것은 언제부터 시작하느냐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과거의 모든 선택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그 속에서 배움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나의 삶은 지금부터 언제든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더 이상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고 나아가려 한다. 후회라는 자만의 껍질을 벗어던지고, 오늘부터 나는 배우는 자의 겸허한 자세로, 매 순간을 긍정적인 배움의 기회로 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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