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탐험대

보물을 찾아 떠나는 솔로 탐험기!

by 갑자기 작가

가끔 그런 날이 있다. 조용하게 혼자서 돌아다니고 싶은 날.


집에 있을때는 집에서 가까운 천변을 걷거나 조금 더 멀리 근처 학교까지 걸어갔다 온다. 이어폰과 핸드폰은 안 챙긴다. 노래를 들으며 걷는 것도 좋아하지만 온전히 자연의 소리가 듣고싶어 맨몸으로 길을 나선다.


물이 흐르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평소에는 몰랐지만 생각보다 주변에 동물들도 많았다.

참새도 많이 보이고 왜가리, 청둥오리 등등 다양하다. 노래를 들으며 앞만 보고 걸을 때는 몰랐지만

여유롭게 주변의 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면 지금껏 있는지도 몰랐던 새로운 가게들도 발견하게 된다.


나는 그게 너무 재밌어 종종 이렇게 걷는다.

그렇게 걸어다니면 주변 풍경도 천천히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더 빨리 익숙해진다.

생활 소음만 들리는 평화로운 순간, 이때는 나를 돌아보는 명상도 딱히 안한다. 혼자있으면 생각할 시간이 많다지만 산책하는 순간까지 생각이 많으면 쉴 시간이 없는 것 같아 그냥 주변에 보이는 것들에 대한 생각만한다.


'저기 저런 식당이 있었네? 나중에 가봐야지', '저기는 장사가 되나?', '여기 경치 너무 예쁜데?'

낯선 길이 보이면 굳이 그쪽으로 돌아서 간다. 왠지 탐험대가 된 기분이 들고 좋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모험가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내게 익숙한 공간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것은 정말 흥분되고 기분좋은 일이다.

분위기 좋은 카페라던가, 혹은 책방이라던가. 1년전쯤인가. 골목길을 걷다가 커피 로스터리와

한 블럭 떨어진 곳에 카페가 생긴것을 보고 정말 놀랍고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새로운 것을 두개나 찾다니. 어릴 적에 땅을 파다가 동전을 찾은 기분? 별것 아니지만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혹은 전혀 가볼일이 없는 곳을 탐험하는 것도 좋다.

바로 어제 일이다. 저녁에 운동을 하기위해 근처에 있는 큰 공원을 찾아갔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너무 사람이 많았다.


안그래도 주목받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데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줄넘기를 뛰자니 상상만해도 힘들어서 다른 공원을 찾기 위해 강변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쭉 내려갔다. 지도를 보니 근처에는 공원이 두개가 더 있었다. 공단을 두블럭정도 가로질러서 가야했는데 꽤나 거리가 멀어 대충 위치를 파악한뒤 핸드폰을 집어넣고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가까운데로 먼저 갔다가 또 사람이 많으면 다른데로 가보자. 하는 생각으로 달렸다.


먼저 가장 가까운 산호림공원이란 곳에 도착했다. 이름같이 정말 나무가 많았다. 공단 사이에 숲이 하나가 있다니, 사람도 없었다. 말 그대로 미지의 세계를 개척한 느낌이었다!

왠지 새로운 곳을 찾고나니 나머지 한 곳도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또 열심히 밟았다.

도착! 이곳은 무슨 강 뭐였는데 여기는 너무 외진 곳이었다. 공단을 지나고 지나 구석에 있는 곳이라서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이곳도 너무나도 새로웠다. 모래 공터와 그 위에 놓인 농구 골대 굉장히 낡은 듯 보이는 골대가 이 공원을 더 신비롭게 느껴지게 했다. 난 혼자서 이런 곳을 찾아낸 게 너무 즐거워서 웃음이 나왔다.

ㅋㅋ 이런게 소소한 행복이려나.


의도치 않게 맛집을 찾아낸다거나, 음악 앱에서 무작위로 추천곡을 들었는데 그게 내 취향에 딱 맞거나, 그냥 무심코 골라 본 영화인데 깊은 울림을 준다거나. 무엇이든지 어디든지 새로운 것을 우연히 찾아내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정말 예상하지 못한 만족감을 준다고나 할까. 우연히 틀려진 음악에 나도 모르게 어깨를 들썩이고, 가벼운 마음 가짐으로 봤던 영화가 나의 가치관을 바꿔놓는 등. 조용한 산책도 그래서 좋다.

어디서 또 내가 예상하지 못한 즐거움이 나타날까! 하는 설렘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늘 만족감을 주는 것은 아니다.

늘먹던 쌀국수에 고수를 넣어먹어봤는데 내 입에는 비눗물 맛이 날수도 있지 않은가?

또는 처음 마라탕을 먹었는데 이상한 세제 같은 맛이 난다거나!(가끔 그런 맛이 난다)

하지만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탐험에 나서는 것은 결코 가치 없는 일은 아니다.

혹시 모른다! 언젠가 숨겨진 보물을 찾아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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