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2, 1

by 박유진

현관을 나선 사람

3시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아서

문구멍 너머로 보이는 싸늘한 계단을

맥락 없는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신발에 달린 굽이 복도를 울리게 되면

라이터를 든 고양이 한 마리가

애처롭고도 표독스럽게 울며

그가 지나온 길을 깨끗이 청소할 것이다


그 가운데 누군가는 숫자를 센다

3, 2, 1

3, 2, 1

0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단지 하지만

4시간이 되도록 돌아올 기미가 없다면

조금이라도, 혹은 더 빠르게

끝없이 늘어선 수 배열을 떠나보내야 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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