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좋아한다고 하셨죠
정확히는 봄에 먹는 레몬을요
나는 여전히 겨울을 좋아합니다
눈 쌓인 당신 품은 언제나 고요했거든요
전부 녹아내린 지금
그때의 침묵을 느낄 수 없겠지만서도
당신이 건넨 레몬 반 개만큼의 향기는
어느 함박눈보다도 깊어갈 터입니다
밤을 지새우고 싶은 날
시큼한 맛을 머금고
한결 가벼워진 겉옷을 걸치는 시간
내일의 문턱에 놓인 샛노란 계절
갓 수확한 과일을 손에 쥐고는
문득 지나온 겨울이 궁금해지면
나는 이 한 줄을 떠올립니다
봄을 좋아한다고 하셨죠